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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젊은 엄마들 쏴 죽이는 기분 어떤가”…미 전역 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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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라파예트 광장에서 열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 단속국 총에 숨진 러네이 니콜 굿의 초상화.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우리를 쏘지 마라!”, “혐오도, 공포도 없다, 이민자들을 환영한다!”



10일 오후 1시(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북쪽 라파예트 광장에는 비를 뚫고 시민 100여명이 모였다. 우의를 입은 이들 손에는 “젊은 엄마들을 쏘고 죽이는 기분이 어떤가”, “트럼프 파시스트 정권은 지금 당장 물러나라”, “미국이여, 깨어나라” 등의 구호가 담긴 플래카드가 들려있었다. 지난 7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의 총에 30대 여성 러네이 니콜 굿(37)이 목숨을 잃은 사건을 계기로 조직된 규탄 집회였다.



도널드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꾸준히 관련 집회에 참석해왔다는 ㄱ씨는 한겨레와 만나 “미니애폴리스 영상을 처음 봤을 때 충격을 받았지만, 놀라지는 않았다. 그들은 그렇게 행동해도 괜찮다고 훈련받은 사람들이다”라며 “사라지지 않는 악몽 같다. 우리가 상황이 나아지도록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함께 시위에 참석한 캐럴라인(70)도 한겨레에 “러네이는 테러범이 아닌 무고한 사람이었다. 처음부터 위협이 아니었다. 단지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을 뿐이다”라며 “이제는 시민들이 나설 차례다. 이 운동은 점점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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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라파예트 광장에서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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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라파예트 광장에서 열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행사는 숨진 여성을 추모하는 묵념으로 시작했다. 연사로 나선 윌리엄스는 “러네이에게 일어난 일은 참극이며, 명백한 살인이었다. 조지 플로이드에게 일어났던 일과 같다. 자신이 법 위에 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판사이자 배심원, 사형 집행자 역할까지 한 것”이라며 “이것은 우리의 ‘레드라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엎드리지 않을 것이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함께 일어설 것이고, 함께 싸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집회에서는 “스티븐 밀러 물러나라”는 구호가 함께 터져 나왔다. 백악관 부비서실장인 그는 강경 이민 정책을 주도하고 있다.



미니애폴리스 사건과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의 추가 총격 이후 첫 주말을 맞아 동부 뉴욕·워싱턴부터 서부 포틀랜드 등 미전역에서 ‘아이스 아웃 포 굿(ICE Out for Good·아이스는 영원히 사라져라)’ 시위와 추모 집회가 확산하고 있다. ‘노 킹스’ 시위를 주도했던 인디비저블(Indivisible), ACLU, 전미노동자조직네트워크(NDLON) 등 단체들이 주축이 되어 이끌고 있다. 이틀간 1000건 이상의 시위가 미국 모든 주에서 열렸거나, 열릴 예정이다. 아이스 아웃 포 굿 연합은 성명에서 “2025년 한 해에만 단속국 구금 중 사망한 사람이 30명을 넘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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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이민세관단속국 요원에게 총격을 받아 사망한 러네이 니콜 굿 추모 집회가 열리고 있다. 미니애폴리스/AP 연합뉴스


사건 발생지인 미니애폴리스는 긴장감이 극대화하고 있다. 사건 발생 사흘째를 맞은 이 날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심 인근 파우더혼 파크에서 이민세관단속국을 향한 항의 시위가 열렸다. 미니애폴리스 당국은 주말 동안 수천 명의 시위대가 집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당국은 전날 밤 도심 시위 때 일부 재산 피해가 발생했으며, 30명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시위가 소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과격해지자 경찰은 불법 집회로 규정하고 강제 해산에 나섰다.



시 당국에 따르면 단속국의 대규모 작전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현재 미네소타주 전역에 배치된 단속국 요원 수는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도 추가 투입이 예정되어 있다. 이는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지역 집중 단속이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의 혼란에 또 다른 혼란으로 맞서지 않을 것이다. 그는 우리가 도발에 넘어가길 바란다”며 시위대에 평화 유지를 촉구했다. 오는 20일 미국 전역에서 ‘프리 아메리카 워크아웃(Free America Walkout)’이라는 이름의 대규모 시위가 예정되어 있다. 직장, 학교, 상업 활동 등에서 자발적으로 이탈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단속과 단속국의 폭력에 항의하자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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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시 로어맨해튼의 연방청사(26 Federal Plaza) 인근에서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 여성이 피켓을 들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글·사진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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