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1.08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8일 친윤(친윤석열)계 핵심인 3선 정점식 의원(경남 통영-고성)을 정책위의장에 내정하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주장한 조광한 경기 남양주병 당협위원장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지명하자 당내에선 “친윤 일색 지도부”란 비판이 나왔다.
당 지도부는 “정책을 맡아온 적임자”(정 의원), “외연 확장에 큰 역할 할 것”(조 최고위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친한(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외연 확장 대신 친윤 위주 결집을 선택한 것”이란 반발이 이어졌다. ‘김건희 옹호 인사’ 등이 포함됐다는 논란이 불거진 당 중앙윤리위원회 구성도 이날 확정됐다. 윤리위가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징계에 나서면 당 내홍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적임자 인선” VS “尹 어게인과 한 몸”
정점식 의원. |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 의원에 대해 “다선 의원으로 정치적 현안을 잘 아는 법조인 출신이고, 여러 차례 당 정책을 맡아온 적임자”라고 했다. 정 의원은 의원총회 추인을 거친 후 임명된다.
대검 공안부장 등을 지낸 ‘공안통’ 검사 출신인 정 의원은 황우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정책위의장을 역임했고, 지난해 송언석 비대위 체제에선 사무총장을 지냈다. 1994년 대구지검에서 윤 전 대통령과 함께 검사 생활을 시작했던 인연 등으로 ‘원조 친윤’으로 분류된다.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기 위해 한남동 관저를 찾았고, 정책위의장을 지낼 땐 한 전 대표와 갈등을 빚다 사퇴했다. 2024년 2월 부인 사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상가를 찾아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다만 의원들과 두루 소통하는 등 합리적 성향을 보여왔다는 평가도 받는다. 김도읍 의원 사퇴 이후 장 대표는 수도권이나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에게 정책위의장직을 제안했으나, 상당수가 고사하자 정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광한 최고위원. |
최 수석대변인은 조 최고위원에 대해 “이재명 정부와 민주당의 정치·행정 운영 방식의 구조적 한계를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조 최고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2018년 남양주시장에 당선되는 등 여권에서 주로 활동했던 인사다. 남양주시장 시절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지역화폐 문제 등으로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뒤 탈당해 2023년 9월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2024년 총선에서 경기 남양주병 공천을 받았지만 민주당 김용민 의원에게 져 낙선했다.
조 최고위원은 2024년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시 한 전 대표의 후보 사퇴를 촉구하는 연판장 작성을 주도했다. 일부 원외 당협위원장도 가세해 기자회견 등을 계획했으나 최종적으로는 불발됐다. 윤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선 탄핵 반대 원외 당협위원장 모임에 적극 참여했고, “피 한 방울, 총소리 한번 나지 않은 2시간짜리 비상계엄을 내란이라며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이는 전 세계인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날 당 대표 특별보좌역단장에 임명된 초선 김대식 의원은 친윤 핵심이었던 고 장제원 전 의원의 최측근이었다. 당 대표 정무실장에 임명된 초선 김장겸 의원은 MBC 부당노동행위 사건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았다가 윤 전 대통령의 특별사면을 받은 뒤 비례대표 공천을 받았다.
친한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윤석열과 ‘윤 어게인(again)’ 때문에 몰락을 향해 달려가는것 같다”고 했다. 신지호 전 의원은 “오늘 인사로 장 대표와 ‘윤 어게인’은 한 몸뚱아리임이 재차 확인됐다”고 했다. 한 전 대표도 “장 대표는 저와 같이 있었던 스태프였다”며 “‘윤 어게인’ 절연 없는 계엄의 극복이라는 것은 허상이고 ‘윤 어게인’의 절연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 윤리위 구성 완료…韓 징계 본격화
장 대표는 이날 중앙윤리위원회가 호선(互選)으로 선출한 윤민우 가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를 중앙윤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당초 내정된 7명의 윤리위원 중 명단 공개를 이유로 사퇴한 3명을 대신해 이날 2명을 선임하면서 윤리위는 6명으로 구성됐다.
윤 위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행위의 법적 책임뿐만 아니라 윤리적 책임 및 그 윤리적 책임으로부터 파생되는 직업윤리로서의 정치적 책임에 대해서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내에선 ‘정치적 책임’을 언급한 것을 두고 한 전 대표를 정조준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윤리위는 9일 바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어서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장 대표는 이날 최고위가 비공개로 전환된 후 윤리위원 명단이 유출된 것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윤리위가 어떤 결정을 내려도 그 정당성을 부정하려는 행위”라며 “(윤리위 논의 없이) 당원게시판 댓글조작을 (그냥) 용납하라?”라고 강하게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전 대표는 “윤 위원장은 김건희 씨에 대해서도 굉장히 옹호했던, 상식적이지 않은 행동들을 그동안 해왔다”며 “계엄을 극복하자고 말하는 시점에 그런 사람을 굳이 찾아서 윤리위원장을 시키는 게 상식적이지가 않다”라고 했다.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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