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충남 보령시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돼 포천 위탁시설로 갔던 포메라니안 견종의 ‘123번’ 개체의 모습. 구조된 지 3일 뒤쯤 업체 측 과실로 시설을 나갔다가, 시설 인근 야산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독자 제공 |
동물보호단체 ‘동물권 행동 카라’(이하 카라)가 개들을 맡겨온 위탁업체의 일부 시설이 ‘불법’으로 확인돼 논란이 이는 중에 또 다른 시설 역시 ‘미등록’ 상태로 드러났다. 이 업체가 운영하는 시설 3곳 중 제대로 등록된 곳은 한군데뿐이었다.
7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카라가 지난해 5월까지 개 40~50마리를 맡긴 경기도 포천에 있는 위탁시설은 ‘동물위탁업’ 등록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천시에 따르면 포천시 화현면에 있는 이 시설은 ‘낙농업’으로만 등록되어 있어 개를 맡아 보호할 수는 없었다. 이날 포천시가 현장 점검을 해보니 해당 시설은 이미 폐쇄·철거되어 있었다. 포천시 관계자는 “농장 시설도 남지 않은 상태라 폐업 신고를 유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달 25일 카라가 개를 맡기던 경기 남양주에 있는 위탁시설이 불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카라 측은 “해당 위탁업체가 김포와 포천 등 다른 지역에서도 보호 시설을 운영하고 있었으며, 이들 시설에서 법적·행정적 문제가 제기된 바 없어 신뢰하고 (남양주 시설에도)위탁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동물 보호와 돌봄이 부실하게 이뤄지지도 않았다”고도 밝혔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위탁관리업을 하려는 업자는 각 지방자치단체장에 시설을 등록하도록 규정한다. 또 등록을 위해서는 독립된 건물, 채광과 환기가 잘되는 시설 등을 요구한다. 카라가 지난해까지 개를 맡긴 시설은 아예 등록되어 있지 않아 이런 기준이 전혀 적용되지 않았다.
카라는 적어도 2021년부터 이 업체에 개들을 맡겨온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7월 포천 시설에 위탁한 규모는 최대 180여마리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포천 시설에서는 폐사 사고도 반복됐다. 2023년 8월 충남 보령시 불법 번식장에서 구조된 포메라니안 견종 ‘123번’은 정식 이름이 붙기도 전에 시설 인근 야산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구조된 지 4일 만이었다. 위탁업체가 문을 열어뒀을 때 바깥으로 빠져나갔다가 다른 동물에 물려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내부 게시판을 보면 “새로 들어온 분(위탁소 직원)이 잘못해서 개가 나간 게 맞다”며 “위탁소에 책임을 어떻게 물을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다”는 내용이 있다. ‘123번’의 폐사 소식을 후원회원들에게 알리지도 않았다. 통상 카라는 구조한 개가 죽었을 경우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이를 알려왔다.
2024년 10월에도 불법 도살장에서 구조된 ‘팥동’이라는 개가 개들 간 물림 사고로 죽었다. 관리자가 신경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개 여러 마리를 동시에 공터에 풀어뒀다가 생긴 사고로 추정됐다.
카라 측은 이 같은 사고에도 위탁업체와 계약을 유지했다. 카라 측과 위탁업체의 계약서에는 관리 소홀로 인한 사고가 발생하면 치료 등 책임은 위탁업체가 지도록 명시됐다. 그러나 카라 측은 업체에 계약 해지 등 책임을 묻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향신문은 이날 카라 측에 여러 차례 전화,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위탁업체의 포천 시설도 미등록 시설인 것을 알고 있었는지’ ‘123번의 폐사 사고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을 물었지만 답하지 않았다.
☞ 골방에서 ‘빙글빙글’ 이상행동 보이는 개···동물권 단체가 구조했지만 “여전히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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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동물권단체 카라’에서 구조한 개 맡은 위탁업체, ‘불법 시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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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들 기자 hand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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