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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과 환율의 공통점[생생확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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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갖은 노력에도 지난해 강남 집값·환율 급등
'장기 상승' 학습효과로 단단한 기대심리 형성
큰 손 투자가 강남집값·달러가치 상승에 일조
근본적 개혁 노력과 단기 시장안전조치 병행해야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국민연금이 강남 아파트 들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난해 급등했던 강남 집값과 원·달러 환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한 거시 경제 전문가가 한 말이다. 실제로 미국 주식을 강남 아파트에, 국민연금을 국내 자산가들에 대입해 놓고 보면 부동산 시장과 외환 시장은 최근 공통점이 많다.

이데일리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내려다 보이는 아파트 단지의 모습.




우선 과거 경험을 바탕으로 한 상승 기대감이 견조하다는 점이다. 최근 10년 간(2016~2025년) 미국 주식시장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500의 수익률은 약 300%이고, 코스피 수익률은 150% 정도다. 그나마 새 정부 들어 ‘오천피’ 기대감으로 코스피가 급등하면서 지난해 75.6% 급등한 수치임에도 차이가 크다.

같은 기간 강남 3구 아파트 가격은 2배 넘게 올랐고, 물가와 국내총생산(GDP)은 25%가량 올랐다. 강남 요지의 집값이 지난 10년간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등의 우리 경제의 전체 규모 성장세에 비해 얼마나 가파르게 올랐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같은 숫자는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어떤 확신을 심어주게 된다. ‘강남 집값이나 미국 주식의 가치는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기대감이다. 학습효과에 따라 굳어진 기대는 ‘영끌’ 혹은 ‘빚투’를 감수하게 만든다. 강남이 안 된다면 서울, 혹은 그 주변지역이라도 더 늦기 전에 사야 한다는 불안감이 퍼진다. 미국 주식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지면서 달러 매수 수요가 늘어난다. 이는 수도권 집값과 달러 값을 올리는 원동력이 된다.

이 과정에서 “돈 있는 사람들은 다들 미국 주식, 강남 집을 더 산다” “국민연금도 미국 주식 투자를 확대한다”는 정보는 향후 방향성에 대한 기대 심리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소위 ‘큰 손’이 살만한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오른 것이 맞는다 해도 그들이 사기 때문에 더 오르는, 가진 사람만 부자가 되는 연결고리가 생기는 지점이다.

부동산과 외환시장은 안정을 위해 근본적인 개혁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지방과 격차를 벌리면서 ‘나홀로’ 오르는 서울 집값, 그중에서도 가파른 일부 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해선 서울 쏠림 현상을 완화해야 할 것이다. 그 방안으로는 지역균형발전, 지역 일자리 창출, 입시제도 개편 등 다양한 방법이 거론된다. 원화 가치 제고는 기본적으로 경제의 기초 체력을 높여야 가능하단 분석이 대세다. 잠재 성장률 하락의 문제점으로 지목되는 인구·산업의 구조적인 취약성이나 신성장 동력의 부재 등을 해결해야 한단 이야기다.

모두 맞는 말이지만 중장기적인 투자와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 다만, 그 사이 발생하는 위기와 불균형을 막기 위해 당장의 불안을 잠재울 단기적인 대책도 필요하다. 물려받은 재산 없이는 평생 벌어도 살 수 없는 집값도 경제 위기를 방불케 하는 높은 환율도 우리 경제에 결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수요 억제책과 공급대책이 함께 나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정부가 외환시장 수급 개선 조치로 환율 하향 안정에 힘을 쏟는 이유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환율 안정에 대해 “우리나라 잠재 성장률을 높이고 경제가 좋아지고 구조개혁이 일어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면서도 “당연한 얘기인데 정책 담당자로 그런 이야기만 하고 끝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했다. 할 수 있는 일은 할 수 있을 때 해야 한다. 나아가 심리가 가격 상승을 상당 부분 견인하는 만큼 어느 순간 반대 방향으로 돌아설 위험도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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