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일본 매체 요미우리신문은 "GPS, 전파 방해, 일명 재밍(Jamming·전파로 통신 장치, 전자장비 등을 간섭해 마비시키는 기술)이 덮친 호르무즈 해협의 현주소"라며 현장 소식을 전했다.
미국,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은 사실상 차단된 상태다. 특히 매체는 이란의 봉쇄가 장기화하면서,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은 단순한 공격 위협을 넘어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며 전했다. 재밍으로 불리는 전파 방해 공격이다.
지난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항해하는 선박. 로이터 연합뉴스 |
재밍에 노출된 선박은 자동식별장치(AIS)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AIS는 특정 전파 주파수를 이용해 선박의 신원, 위치, 속력, 항해 방향 등을 교환하는 시스템이다. AIS 덕분에 비좁은 해협에서도 거대한 화물선들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다. 그러나 재밍에 AIS가 먹통이 되면, 화면 속 배들이 육지 한복판에 나타나거나, 수십 척이 한 점에 겹쳐 나타나는 등 사실상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한 해운 회사 관계자는 매체에 "배의 정확한 위치를 모르겠다"며 "다른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선박의 운항을 취소하고 엔진을 꺼 놨다"고 전했다.
일본선주협회는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 선주협회 가맹 선박 45척을 포함, 60척 안팎의 일본 관련 선박의 발이 묶였다고 전했다. 이들 선박에는 일본인 24명을 포함한 수많은 선원이 타고 있다.
현지 선박들이 보내오는 보고를 보면 "물기둥이 솟구치는 것을 봤다" "상공에서 뭔가가 폭발한 잔해들이 쏟아진다" 등 긴박한 증언들이 다수였다. 실제 인근 해역에서 확인된 공격은 23건에 달했으며, 특히 일본 원유 수입의 40%를 차지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주변에서만 8건이 포착됐다고 한다.
이 때문에 선원들은 24시간 감시 체제를 유지하며 신경을 곤두세운 채 한 달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일부 선원들은 "배에서 내리게 해달라"라며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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