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초고가 아파트 사례도 적발…자진시정 땐 검증 제외, 미이행 땐 고발 검토
서울의 아파트 전경. |
사업 운영자금으로 받아야 할 사업자대출을 주택 구입에 돌려쓰고, 관련 이자까지 경비로 처리한 편법 탈세에 대해 국세청이 칼을 빼 들었다. 단순한 대출 규제 회피를 넘어 자금출처 은폐와 소득 누락까지 얽힌 사례가 확인되면서, 국세청은 상반기 자진시정 기회를 준 뒤 하반기부터 전수검증에 착수하기로 했다.
국세청은 사업자대출을 용도 외로 유용해 주택을 취득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상자에 대해 전수검증을 실시한다고 26일 밝혔다.
최근 사업자대출을 활용한 편법 주택 취득은 사회적 공분을 부르는 탈세 수단으로 떠올랐다. 사업 운영을 위해 빌린 자금을 주택 취득에 쓰면서 대출 규제를 우회하고, 자금출처를 감추거나 대출이자까지 필요경비로 계상하는 방식이다. 국세청은 이런 행위가 내 집 마련을 위해 정상적으로 자금을 마련하는 실수요자에게 허탈감을 안기고 공정과세 원칙도 훼손한다고 보고 있다.
사업자 대출과 수입금액 누락한 자금으로 초고가 아파트 취득 사례 |
실제 적발 사례를 보면 한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는 서울 강남권의 초고가 아파트를 취득하면서 사업자대출금과 신고 누락 자금을 함께 동원했다. 조사 결과 이 사업자는 사업자대출을 본래 목적과 다르게 사용했고, 관련 이자비용을 경비로 부당 계상했으며 별도의 사업 관련 수입금액도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부당 경비와 수입금액 누락분에 대해 소득세를 추징했다.
국세청은 자금조달계획서상 대출 내역과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 자료를 토대로 의심 사례를 추려낼 방침이다. 이후 대출의 종류와 실제 사용처, 사업체 신고 내용 등을 종합 분석해 탈루 혐의가 드러나면 조사 대상으로 선정해 엄정하게 들여다본다.
검증은 주택 취득 단계에 그치지 않는다. 국세청은 주택 취득 자금의 흐름을 끝까지 추적해 실제 사업자대출이 주택 매입에 쓰였는지, 그 과정에서 편법 증여가 있었는지도 함께 살필 계획이다. 아울러 관련 사업체까지 조사 범위를 넓혀 대출이자 관련 탈세뿐 아니라 사업소득 누락 등 전반적인 탈루 여부도 점검한다.
조사 과정에서 조세포탈 등 ‘조세범처벌법’ 위반 행위가 확인되면 수사기관 고발도 검토한다. 조사로 확인된 대출금은 상환 시점까지 사후관리 대상이다. 국세청은 경비 처리가 적정했는지, 부모 등 제3자가 대신 갚은 것은 아닌지까지 계속 들여다볼 예정이다.
본격적인 전수검증은 2025년 귀속 종합소득세 신고기한이 지난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된다. 지난해 주택 취득분은 물론 자료가 확보된 이전 거래분까지 검증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다만 국세청은 자진시정 여지도 열어뒀다. 전수검증 전에 용도 외로 사용한 대출금을 자발적으로 상환하고 탈루 사항을 수정신고하면 검증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수정신고 시점에 따라 신고불성실 가산세 감면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이번 조치가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라며 “자진 시정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검증과 수사기관 고발 등 엄정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부동산 거래질서를 교란하고 공정과세 원칙을 훼손하는 부동산 탈세 행위에 대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투데이/세종=노승길 기자 ( noga81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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