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연 '이차전지 연구단', 기업가 출신 단장 효과
산업계 만족할 '완성도 100%' 기술 목표
"기관장 임기 끝나고 연구는 이어가야"
지난 2월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차세대 이차전지 국제포럼에서 김명환 '차세대 이차전지 혁신 전략연구단'(K-BIC) 단장이 발언하고 있다. 김 단장은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지냈다. /사진=한국화학연구원 |
"배터리 산업계에 정말 필요한 원천기술이 뭘까, 국가연구기관이 뭘 해야 할까. 답을 찾기 위해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CEO(최고경영자)가 모였습니다. 정말 흔치 않은 일입니다."
최영민 한국화학연구원(화학연) 부원장이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제2회 정부출연연구기관 기자 스터디에서 이같이 말했다. 화학연은 1976년 설립 이래 화학과 관련한 융·복합 기술 R&D(연구·개발)를 전문적으로 수행해 온 정부연구기관이다.
화학연은 2024년 6월 첫 '글로벌 톱(TOP) 전략연구단'을 유치했다. 글로벌 톱 전략연구단은 출연연을 중심으로 협력 체계를 구축해 국가전략기술 분야에서 대형 성과를 낸다는 목표로 과기정통부가 그해 신설한 대표 사업이다.
화학연 주관의 '시장선도형 차세대 이차전지 혁신 전략연구단'은 2024년부터 5년간 매년 260억원을 지원받는다. 특히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을 지낸 김명환 박사를 '제1호 국가특임연구원'이자 단장으로 영입해 화제가 됐다. 김 단장은 전기차용 리튬이온전지를 처음으로 상용화하는 데 성공한 인물이다.
최 부원장은 "기업 출신 연구자를 선임한 건 우리 산업계에 무엇이 필요하고, 출연연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보다 명확히 제시해 줄 리더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 단장이 지난 1년간 이런 기대에 정확히 부응했다고 했다. 그는 "김 단장은 (부임 후) 먼저 배터리 3사 CEO를 모아 출연연이 (기업을 위해) 했으면 하는 연구가 무엇인지 논의했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각 기업의 특허 관련 부서장을 한자리에 모아 향후 배터리 산업을 한국 기업이 이끌기 위해 필수적인 특허가 무엇인지 공유하는 협의회도 구성했다.
최 부원장은 "대학이나 출연연 출신이 주도했다면 어려웠을 일"이라며 "아직 2년 차인 만큼 가시적인 연구 성과를 말하긴 어렵지만, 곧 열릴 단계평가에서 연구단이 추구하는 연구 방향과 기술 스펙은 정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전기연구원(전기연)도 산업계에 파급력이 큰 기술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전기연은 1976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전기 전문 연구기관이다. 김석주 전기연 연구부원장은 "산업계가 매력적으로 느낄 만큼 완성도 높은 기술을 만들려면 장기적 관점에서의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했다.
전기연은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구리복합도체, 방사선 암 치료기 등을 '전기연 큰 기술'로 선정해 장기 연구를 지원한다. 전기연 큰 기술은 실패할 가능성이 높지만, 성공 시 수백억 원 대 상용화 수익이 기대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단기 목표 달성에 실패하더라도 내용을 보강해 연구를 이어갈 수 있다. 김 부원장은 "기관장 임기가 끝나도 중요한 연구는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며 "전 세계에서 한국만 유일하게 도전하는 기술, 공정화했을 때 파급력이 큰 기술을 끊임없이 발굴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