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지선 앞 '개미표' 정조준…'주가 누르기 방지법' 탄력 받을까

댓글0

PBR 0.8배 과세 하한·저PBR 공시 의무화 법안 재점화
일각에선 마지노선 우려 및 시장 왜곡 논란도


더팩트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입법화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배정한 기자


[더팩트|윤정원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개인투자자 표심을 겨냥한 자본시장 입법 드라이브를 다시 걸고 있다. 상속·증여세법 개정을 축으로 한 이른바 '주가 누르기 방지법'이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실제 입법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제도 도입 시 저PBR 기업을 중심으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 주주환원 압박이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증시 친화 입법 재점화…후속 카드 윤곽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오는 6월 3일 실시된다.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1400만 개미 투자자들의 숙원'이라는 표현까지 꺼내 들며 지배구조 개선과 소액주주 보호 입법을 재차 압박하고 있다. 개인투자자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증시 친화 메시지를 분명히 하려는 행보다.

정책 신호도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공보국은 지난 19일 "주가 누르기 방지법과 주가정상화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도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인 18일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논의된 자본시장 체질개선 방안을 소개했다. 업종별 저PBR 기업 리스트 공표, 종목명 태그 부여,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유도 방안 등이 함께 제시되면서 상법 개정 이후 후속 제도 논의의 방향이 제시됐다.

민주당은 저PBR 문제가 일부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당은 지난 13일 한국거래소 자료를 인용해 PBR 0.3배 이하 코스피 상장사가 88곳, PBR 1배 이하 상장사는 2월 말 기준 805곳 중 508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저평가 문제가 증시 전반에 걸쳐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정책 추진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 PBR 0.8배 기준 제시…핵심 법안은 계류

주가 누르기 방지법의 출발점은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개정안이다. 상장주식 시세가 순자산가치의 80%에 미치지 못할 경우, 이를 비상장주식처럼 자산과 수익을 반영해 평가하되 하한선을 순자산가치의 80%로 설정하는 것이 골자다. 상장사 최대주주의 상속·증여세 20% 할증을 폐지하고, 상장주식 물납을 허용하는 내용도 함께 담겼다.

다만 법안 추진 속도는 기대만큼 빠르지 않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해 5월 발의된 이후 같은 해 11월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 상정됐고, 조세소위에 회부된 뒤 현재까지 계류 상태다. 정치권이 속도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핵심 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관련 입법 논의 자체는 멈추지 않고 있다. 단일 법안에 머무르지 않고 후속 입법으로 범위를 넓히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김현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PBR이 2개 사업연도 이상 연속 1 미만인 상장사에 대해 기업가치 제고계획서 작성과 공시를 의무화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배당가능이익의 처분, 자기주식 취득·소각, 사업구조 개선 계획 등을 포함하도록 하고, 미제출 시 1억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저PBR 기업에 대한 압박을 제도적으로 넓히려는 시도다.

이미 시행된 제도도 있다. 국회가 지난 2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한 자사주 원칙적 소각 의무화 상법 개정안은 지난 3월 6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됐다. 시행일 이후 새로 취득한 자사주는 1년 내 소각이 원칙이며, 시행 전 보유한 기존 자사주도 시행일부터 1년 6개월 안에 소각하거나 예외 절차를 밟아야 한다. 예외적으로 보유하거나 처분하려면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 저평가 해소 취지 vs 획일 규제 논란

다만 PBR만으로 기업 가치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PBR이 하락하는 요인은 다양하다"며 수익성 악화나 성장성 둔화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황 부진이나 산업 구조 변화로 낮아진 주가까지 일률적으로 주가 누르기로 해석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다.

과세 하한선으로 제시된 0.8배 기준 역시 논쟁 지점이다. 시장에서는 해당 기준이 새로운 마지노선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PBR이 0.8배 수준까지는 허용된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질 수 있고, 구조적 침체에 놓인 업종에는 세 부담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조작 방지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현행 2개월 평균 시세 대신 평가 기간을 더 늘리거나, 밸류업에 적극적인 기업에 세제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제계 역시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논의 과정에서도 자기주식이 경영권 방어와 사업 재편 수단으로 활용돼 온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자기주식 소각 의무화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처분 과정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상법, 상증세법, 자본시장법이 연속적으로 규제로 작동할 경우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견다.

현재 금융당국은 입법과 별개로 정책 수단도 병행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낮은 주가를 장기간 방치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저PBR 리스트를 공표하고 종목명에 태그를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이른바 '네이밍 앤 셰이밍' 방식이 도입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제도 변화가 지연되더라도 정책 압박을 통해 기업의 자발적인 밸류업을 유도하는 방향이다.

garden@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더팩트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헤럴드경제한유원 ‘동반성장몰’ 수해 재난지역 지원 특별 기획전
  • 테크M스마일게이트 인디게임 축제 '비버롹스'로 탈바꿈...12월 DDP서 개막
  • 파이낸셜뉴스부산 스포원 체력인증센터, 8~9월 평일 아침 확대 운영
  • 이데일리하나캐피탈, 채용연계형 인턴 모집
  • 서울경제"이 월급 받고 어떻게 일하라고요"···역대 최저 찍었다는 '공시생', 해법은?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