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설계 단계부터 유지‧보수 관리까지의 모든 과정이 부실로 점철된 것으로 확인되면서다.
오승철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이 창원NC파크에서 외장 구조물이 떨어져 20대 여성 1명이 숨진 사고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창원NC파크 시설 관리 주체인 창원시 산하 기관인 창원시설공단의 전·현직 경영책임자와 NC다이노스 구단 관계자를 포함, 관련자 16명과 창원시설공단 법인 1곳을 업무상과실치사상‧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이 사고는 지난해 3월29일 프로야구단 NC다이노스 홈구장 창원NC파크 4번 게이트 인근 구단 사무실 외벽에 붙어 있던 무게 33㎏짜리 에너질 절약·미관 개선용으로 설치된 루버가 17.5m 아래 바닥으로 떨어지면서 발생했다.
낙하한 구조물에 야구팬 3명이 다쳤고, 머리 부상 정도가 컸던 1명이 사고 이틀 만에 숨졌다.
이날 경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이 사고는 어느 한 단계의 실수가 아닌 설계부터 관리 전반에 걸친 부실이 겹치면서 발생했다.
시공 단계에서 원청업체는 일괄 불법 하도급을 줬고, 무자격 하청업체는 하중에 대한 구조계산을 누락했다.
특히 실제 시공 시 설계도와 다른 부적합 자재를 사용해 나사가 풀리는 것을 방지하는 조치조차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감리단 역시 무자격자의 시공을 방치하고, 부실한 자재를 검수 없이 승인하는 등 감리 소홀 혐의가 확인됐다.
준공 이후 관리 단계의 부실은 더욱 심각했다.
창원시로부터 관리 수탁을 받은 창원시설공단 직원들은 2019년부터 6년 동안 12회에 걸쳐 정기 안전점검을 실시했지만, 육안으로 배열 상태만 확인하는 형식적 점검에 그쳤다.
심지어 이전 점검 사진을 복제해 결과 보고서를 허위로 작성하기도 했다.
특히 한 직원은 사고 전인 2024년 9월 외부 전문업체로부터 루버의 부식과 추락 위험성을 직접 전달받고도 보수 계획 수립 없이 이를 묵살해 인명 피해를 막을 결정적인 기회를 날려버린 것으로 밝혀졌다.
구단인 NC다이노스 측의 과실도 드러났다. 2022년 유리창 교체 공사 당시 전문성 없는 무자격 업체에 공사를 발주했고, 이 과정에서 체결력이 확보되지 않아 추락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공중이용시설의 관리 부실이 시민의 생명을 앗아간 전형적인 ‘중대시민재해’로 규정했다.
이에 따라 실질적 시설물 관리책임이 있는 창원시설공단 전 이사장과 현 이사장 직무대행 등 경영책임자들에게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NC구단 직원에게는 유지 보수상 과실 책임이 있다고 봤다.
경찰은 이번 수사 결과를 토대로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정책 제언했다.
외벽 루버나 간판 같은 ‘비구조 부착물’에 대해 드론이나 로봇을 활용한 정밀 안전점검 체계를 제도화하고, 부실시공 및 규격 미달 자재 사용 시 즉각 면허를 취소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관련 부처에 요청할 계획이다.
오승철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장은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였던 시설물 비구조 요소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규명했다”며 “시설물 수탁 관리자와 운영 주체 사이의 책임 회피 관행을 타파하고 관리 주체들에게 엄중한 경각심을 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창원=글·사진 강승우 기자 ks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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