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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 지휘권은 안 넘긴다” 美軍 전통…韓 예외?[이현호의 밀리터리!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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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존 조지프 퍼싱 장군이 처음으로 주창
“미군 타국 군대의 지휘를 받은 바 없다”
미래연합군사령부 지휘관은 한국군 대장
퍼싱 원칙 예외로 볼 수 있어 상당한 의미
서울경제

이재명 대통령이 임기 내 자주국방의 상징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밝히면서 그 어느 정권 때보다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64년 만의 첫 문민 출신의 안규백 국방부 장관도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전작권 전환 조건을 달성하고자 강력한 리더십으로 군 지휘부를 이끌고 있다.

군 안팎에선 전작권 전환 시기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2029년 1월 20일) 전인 2028년이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작권 전환을 위한 평가 및 검증 가운데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마치고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이다. FOC 검증 절차도 사실상 마무리 단계로 미래연합군사령부에 대한 검증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3단계인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도 정성적 평가 위주여서 양국 통수권자의 정무적 결단이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 대통령은 임기 중 전작권 전환을 실현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고 동맹국의 안보 책임 강화를 주장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전작권 전환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역대 정권 중에 성사 가능성이 가장 높은 상황이다.

작전통제권이란 특정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제한된 시간과 공간에서 지정된 부대를 지휘할 수 있는 권한이다. 현재 평시작전권은 한국군 합참의장(4성 장군)이 전시작전권은 미군 4성 장군인 한미연합군사령관이 행사한다. 전작권 전환이 실현되면 미군 4성 장군이 아닌 한국군 4성 장군이 전시에도 작전통제권을 행사하게 된다.

전작권이 미군에서 한국군으로 넘어오면 한미 군 당국은 미래연합군사령부를 새롭게 창설한다. 따라서 미래연합군사령부는 한국군 4성 장성이 사령관을 맡고 미군 4성 장성이 부사령관을 맡게 구조가 된다. 한미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6년 11월 전시작전통제권을 2012년 4월까지 전환하는 데 처음으로 합의한 바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지난 2018년 8월 열린 제50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서명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지침’이다. 전작권 전환 이후 연합방위태세의 밑그림을 그린 문서다. 전작권 전환 이후에도 주한미군은 철수하지 않고 지금의 한미연합군사령부 형태의 지휘구조를 유지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한미연합군사령부는 미래연합군사령부가 대체하고 사령관을 한국군 4성 장군(대장), 부사령관을 미군 4성 장군(대장)이 맡는다. 전작권 전환 이후 주한미군의 지속적인 주둔을 못 박음에 따라 전작권 전환이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해소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다만 일각에선 과연 전작권 전환 이후 신설되는 미래연합군사령부 체제에서 미군 4성 장군이 한국군 4성 장군의 지휘를 안 받으려고 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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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세계대전 때 미국의 존 조지프 퍼싱 육군 장군이 처음으로 주창한 “미군은 타국 지휘관의 지휘를 받지 않는다”는 이른바 ‘퍼싱 원칙’(Pershing Principle) 때문이다.

당시 미국의 유럽 원정군은 영국·프랑스에 비해 규모가 작아 영·프랑스 연합군은 미군을 예하 부대로 두려 했지만 미군 사령관이었던 퍼싱 장군은 “미군은 건국 이래 타국 군대의 지휘를 받은 바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 이후 미국에는 이런 전통이 이어졌다.

이 때문에 전작권 전환 이후 미래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미국이 대장이 아닌 중장이 맡도록 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말 미군이 타국 군인에게 지휘권을 내준, 즉 타국에 작전통제를 받은 사례가 있을까, 없을까. 정답은 “있다”다. 2004년 미국의 싱크탱크 ‘아틀란틱카운슬’이 발간한 보고서에는 1900년 이후 미군 병력이 외국군의 작전통제에 종속된 사례는 17건으로 전투 및 비전투 임무 모두 포함된다고 소개하고 있다.

실제 미군이 외국 지휘관의 작전통제를 받는 경우가 제법 있다. 1918년 1차 세계대전 막바지 3개 대대를 연합군에 합류시켜 연합군 장군의 지휘를,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이탈리아 전역의 미군은 영국 원수가 맡은 이탈리아 주둔 연합군 사령부의 작전 명령에 따랐다.

1991년 걸프 전쟁 때도 미 제82 공수사단의 여단이 프랑스 제6 경기갑사단의 지시를 받은 바 있다. 2001년 미 의회조사국(CRS)에 따르면 종전 후 ‘세계의 경찰’을 자임한 미군은 다국적군이나 유엔의 깃발 아래서 당시 미군 6515명이 코소보에서 프랑스 장군, 865명은 시나이 반도에서 캐나다 장군의 작전통제를 받았다는 사례도 있다.

물론 이들 사례는 소규모 부대 혹은 단기적 지휘를 받은 경우다. 따라서 한미 군 당국이 미래연합군사령부 지휘관을 한국군 대장이 맡고, 부사령관을 미군 대장이 맡는다고 합의한 것은 미군이 타국 군인에게 지휘권을 내주지 않는다는 ‘퍼싱 원칙’의 예외로 볼 수 있어 상당한 의미가 있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유사시 미군 병력 60여만 명, 항공모함 5척을 포함해 함정 160여 척, 항공기 2500여 대를 증원 전력으로 한반도에 보낸다는 연합 작전계획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한 경우 미국은 북한 핵 억제를 위한 핵우산도 제공하는데 한국군 대장이 이를 주도하기 때문이다.

다만 주시해야 할 대목은 한미 연합방위체제는 양국 군통수권자의 (합의)결정을 안보협의회(SCM)→군사위원회(MCM)→미래연합군사령부 등을 반드시 거쳐야 점이다. 전작권 전환이 달성되면 한국군 대장이 미군을 작전지휘 한다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양국 군통수권자의 합의라는 대전제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는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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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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