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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닉 美 상장] 흔들리는 HBM 왕좌···기술ㆍ캐파 경쟁력 유지 위한 마중물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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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15조 현금성 실탄 확보···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집중 투입
최태원 회장, 급증하는 반도체 팹 건설 비용 부담 토로도
100조원 로드맵 첫 단추···"강건한 재무구조 만들 것"
아주경제

[사진=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경쟁사의 거센 추격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내 압도적 지위가 흔들릴 위기에 처한 SK하이닉스가 기술력·생산능력 격차 유지를 위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방침이다. 특히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으로 확보할 초기 자금의 용처에 관심이 집중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연내 미국 내 ADR 상장을 마무리할 경우 약 10조~15조원의 현금성 실탄을 챙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초 단행된 자사주 소각 물량 1530만주에 유가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SK하이닉스 주당 평균가를 대입한 규모다. 사실상 신주 발행을 동반한 자본 확충으로,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유상증자에 나서는 셈이다.

신규 조달한 자금은 차세대 메모리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생산 기지 구축과 기술 인프라 강화에 전방위적으로 투입될 전망이다. 단순한 설비 보강을 넘어 급변하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 지형도 자체를 재편하겠다는 의지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AI 기술 고도화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라 메모리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구조적 수요 성장에 대응하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재무 건전성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자금 집행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 클러스터 4기 팹에 들어가는 자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9년 4기 팹 건설 발표 당시 "2028년까지 128조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인건비 및 원재료값 인상, 고도의 미세공정 도입 영향으로 투자 비용이 600조원 규모로 대폭 증가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지난해 11월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투자 비용 부담에 대한 고충을 전하기도 했다.

6세대 HBM(HBM4)의 양산 체제 전환과 7세대 HBM(HBM5)의 조기 개발을 위한 클린룸 확보 및 최첨단 공정 장비 도입에도 최우선 배치될 예정이다. SK하이닉스의 독자 기술인 '어드밴스드 MR-MUF' 공정을 한 단계 더 고도화하고 차세대 패키징의 핵심으로 꼽히는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현지 생산시설 마련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높다. 미국 인디애나주 첨단 패키징 생산기지 건설에는 약 5조3000억원(약 40억 달러) 이상이 소요된다.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등 빅테크와의 물리적 거리를 좁혀 고객사의 요구에 즉각 대응하는 현지 완결형 공급망을 마련하겠다는 복안이다.

특히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화로 직접 자금을 조달함으로써 환율 리스크를 방어하고 투자 효율성도 극대화할 수 있다. 물류 비용 절감 및 제품 적기 공급 체계를 완성해 경쟁력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번 ADR 상장은 SK하이닉스의 '100조원 순현금 마련' 로드맵 실현을 위한 첫 번째 후속 조치이기도 하다. 곽 사장은 "업황 변동성에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재무 구조를 갖추기 위해 중장기적으로 100조원 규모의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도체 업황의 변동성을 고려해 흔들림 없는 투자 체력을 기르겠다는 취지다.

홍상진 명지대 반도체공학부 교수는 "정부 보조금이나 금융권 대출만으로는 천문학적인 투자비를 감당하기에 한계가 크다"면서 "미국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적인 재원 확보로 메모리 경쟁력을 굳히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아주경제=김나윤 기자 kimnayoo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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