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테 프레데릭센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총선 이후 사회민주당 당원들에게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덴마크령 그린란드 영토 편입 시도에 맞서온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개표 결과 발표 이후 3연임 의지를 밝혔으나 연립정부 구성이라는 과제를 안게 됐다.
AFP 통신에 따르면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전체 179석 중 좌파 연합은 84석을 얻어 트로엘스 룬 포울센 국방장관이 이끄는 우파 연합(77석)을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양측 모두 과반 확보에는 실패했다.
프레데릭센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회민주당은 4년 전 50석에서 이번 총선 38석으로 크게 줄어들며 120여 년 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덴마크 의회 179석 가운데 4석은 자치령 몫으로 그린란드 2석과 페로제도 2석이 포함된다. 그린란드는 아직 개표가 완료되지 않았고 페로제도는 좌우 진영에 각각 1석씩 돌아갔다. 이번 선거는 그린란드에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관심을 끌었으며, 27명의 후보가 두 의석을 두고 경쟁했다.
옌스 프레데리크 닐센 그린란드 총리는 AFP에 “이번 선거는 그린란드 역사상 가장 중요한 덴마크 총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를 확보하고 통제하려는 초강대국이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우리는 매우 심각한 상황에 처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린란드의 모든 정당이 공통적으로 동의한 가장 중요한 점은, 누가 당선되든 함께 협력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데릭센 총리의 사회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좌파 연합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주거비와 생활비 급등에 따른 민심 이반으로 정권을 잃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병합 시도에 단호히 대응하면서 올해 들어 지지율이 급상승했다.
프레데릭센 총리는 이러한 흐름을 바탕으로 조기 총선이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재임 기간 유럽에서 가장 강경한 난민 정책으로 평가되는 ‘우향우’ 행보로 전통적 지지층인 중도좌파의 이탈을 불렀지만, 이번 선거 기간에는 부유세 신설을 통한 교육·복지 재원 확보를 공약으로 내세우며 다시 좌클릭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과 생필품 물가 상승 등 민생 문제가 다시 주요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이 가운데 반이민 정책을 내세운 덴마크국민당은 9.1%를 득표해 직전 총선보다 3배 이상 많은 표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좌파 연합과 우파 연합 모두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14석을 차지한 라르스 뢰케 라스무센 외무장관의 중도당이 ‘킹메이커’로 부상했다. 뢰케는 선거 후 지지자들 앞에서 “2022년부터 이어져 온 프레데릭센의 좌우 연정과 유사한 초당적 연립정부 구성을 원한다”면서 “우리는 분열돼서는 안 된다. 좌도, 우도 아닌 함께 일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레데릭센 총리 역시 개표 이후 지지자들에게 “앞으로 4년간 다시 덴마크 총리로 봉사할 준비가 돼 있다”며 3선 의지를 재확인했다. 다만 소수 정당과의 연립을 통해 정권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 있다.
2019년 덴마크 역사상 최연소 총리로 취임한 프레데릭센 총리가 3선에 성공해 임기를 마치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수 총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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