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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 캄보디아 보내 사망…법원, 대포통장 모집책에 징역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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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출금 행위로 신변 위험 예견 가능"
보이스피싱 '장 누르기' 과정서 고문 끝 숨져
아주경제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고문 후 살해된 20대 대학생 박모씨의 유해가 지난해 10월 2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송환돼 안중만 경북경찰청 형사기동대장에게 전달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대학교 후배를 캄보디아 보이스피싱 조직에 보내고 대포통장에서 범죄 수익금을 인출한 혐의를 받는 20대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가 후배 사망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대구지법 형사11부(이영철 부장판사)는 25일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대학 후배 B씨에게 대포통장을 개설하게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하도록 하고, 해당 통장에 입금된 범죄 수익금을 인출하는 이른바 '장 누르기'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출국 약 3주 뒤인 그해 8월 8일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수사 당국은 보이스피싱 조직이 범죄 수익금을 확보하지 못하자 B씨를 고문했고, 이로 인한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B씨의 신변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봤다. 이에 대해 "통장에서 돈을 인출할 경우 통장 명의자가 현지 범죄 조직에 붙잡혀 위해를 당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며 "도덕적으로도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A씨가 공범으로부터 협박을 받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협박당했다고 보기 어렵고, 통장 출금 행위 역시 사전에 합의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B씨의 사망이 전적으로 A씨의 책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피고인의 행위가 피해자 사망에 영향을 미친 점은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사건은 보이스피싱 조직의 자금 흐름을 둘러싼 이른바 '장 누르기'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는 조직의 지시 없이 대포계좌에 입금된 돈을 중간에서 빼내는 수법으로 조직 내부에서 인질 확보나 보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해 금액 자체는 크지 않을 수 있으나, 피해자가 사망한 결과에 이른 점을 고려하면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양형 이유를 제시했다.
아주경제=원은미 기자 silverbeauty@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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