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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 '이란 전쟁 지지' 발언에 유럽국가들 '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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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개방 위해 결집" 발언에 나토 동맹국들 심기 불편
뤼터 총장, 과거 트럼프에 "아빠" 아첨해 논란 일기도
연합뉴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트럼프 대통령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이란 전쟁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유럽 국가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뤼터 사무총장은 지난 22일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나토 회원국과 한국, 일본 등 동맹국이 결집할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이런 움직임을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사례를 들면서 미국이 "전 세계를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이란과 핵 협상을 깨고 선제타격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전쟁을 명백하게 지지하는 듯한 발언들인데, 이는 유럽 내 대다수 나토 회원국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실제로 나토 동맹국 중 독일의 경우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해 군함을 파견해 달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청에 선명하게 거부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탈리아와 프랑스, 영국 등도 전쟁이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군함을 보내 개입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난색을 표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나토를 향해 "종이호랑이"라는 비난을 쏟아낸 바 있다.

유럽 각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감수하면서까지 이란 전쟁에 발을 담그지 않으려고 노력한 상황에서 나토 사무총장이 한순간에 이를 뒤집고 미국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은 것이다.

나토 동맹국 외교관들은 FT에 뤼터 사무총장의 이런 발언이 유럽 각국의 심기를 건드렸다고 전했다.

한 유럽연합(EU) 국가 외교관은 "정말로 난처하고 불편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며 "우리도 협력 의사를 보이고 싶지만, 분쟁에 어떤 식으로든 개입할 입장이 아니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나토 소속 외교관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비판할 이유는 없지만 전쟁 개시 결정을 지지하는 데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나토 국가들의 최고위급 당국자들도 실명으로 이란 전쟁을 비판하고 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이란 전쟁에 대해 "정치적으로 재앙적인 실수"라며 "정말로 피할 수 있었고 불필요한 전쟁"이라고 지적했다.

파비앵 만동 프랑스 합참의장도 미국이 "점점 더 예측불가능해지고 있으며 군사작전을 개시하기로 결정하고도 우리에게 알리려고조차 하지 고 있다"며 "이는 우리 안보와 이익에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했다.

뤼터 사무총장은 그간에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을 바탕으로 과도한 찬사를 보내는 '아첨 외교'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비 증액과 관세부과 등으로 유럽을 몰아붙이며 대서양 동맹을 위기에 올려놓았을 때도 비판성 발언은 극도로 삼갔고, 트럼프 대통령의 면전에서 그를 나토 동맹의 '아빠'(Daddy)라고 추켜세워 빈축을 사기도 했다.

FT는 다만 유럽 일각에서도 이번 전쟁이 에너지 가격 등에 미친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우리 전쟁이 아니다"고 규정하고 발을 빼는 것이 맞느냐는 지적도 나온다고 전했다.

한 나토 관계자는 FT에 "나토는 이란 전쟁에 개입하지는 않겠지만 동맹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사무총장도 동맹국 지도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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