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과불화화합물(PFAS)에 대한 규제 입법을 예고하면서 반도체 등 국내 제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정부는 민간과 함께 우리 기업들의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산업통상부는 25일 ‘산업계 PFAS 대응 협의체 회의’를 열고 EU 입법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U는 이달 말 PFAS 규제안에 대한 사회경제적 분석 보고서 초안을 내놓은 뒤 60일간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업계의 의견을 충분히 전달해 한국 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게 정부의 기본 계획이다.
PFAS는 플루오린 원자가 대량 결합한 물질군의 총칭이다. 열에 강하고 물과 기름을 막는 특성이 있어 나일론·고어텍스·페인트·접착제·포장재 등 일상생활 용품은 물론 자동차, 배터리 부품,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장품 등 공산품에서도 널리 활용된다. 특히 반도체 공정에서 핵심 소재로 잘 알려져 있다. 웨이퍼 기판 위에 회로를 그릴 때 사용하는 감광액(포토레지스트)과 식각(필요 없는 부분을 깎아 냄) 공정 등에서 PFAS가 쓰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PFAS가 체내에 축적돼 암 등을 유발하고 잘 사라지지 않아 ‘영원한 화학물질’로 불린다는 점이다. 실제 PFAS 중 일부 물질은 한번 몸 속으로 들어오면 농도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데 6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어류 등 먹이사슬 하위 생명체부터 축적되기 시작하면 생물 농축 과정을 거쳐 상당량이 다시 인간에게 섭취될 우려가 있다.
이에 EU는 앞서 2023년께부터 PFAS 규제를 추진해 사회경제적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대책은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EU 집행위원회 최종 의견서 제출을 거쳐 2027년께 시행될 예정이다.
산업부는 이런 규제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규제 도입에 대응하면서 동시에 PFAS 대체물질을 개발할 계획이다. 우선 산업부와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EU가 보고서를 발간하자마자 내용을 분석해 업종별 협단체에 기업용 의견서 작성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 또 2024년부터 지원 중인 ‘PFAS-프리 섬유 및 2차전지 소재 연구개발(R&D) 지원 사업’을 올해에도 차질없이 진행할 예정이다.
이민우 산업부 산업정책관은 “EU 규제가 우리 주력 산업에 넓은 범위의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민관이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며 “글로벌 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산업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활용할 수 있도록 R&D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주재현 기자 joo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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