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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뒤통수 친 사람들 말고 밴스가 협상 나와야”···‘불개입주의자’ 밴스의 시간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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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측, 윗코프·쿠슈너 거부” 외신 보도
트럼프 행정부서 전쟁에 가장 회의적 입장
경향신문

J D 밴스 미국 부통령. AP연합뉴스


이란이 스티브 윗코프 미국 중동 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의 협상을 거부하면서, J D 밴스 부통령을 협상 대표로 원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전쟁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온 ‘불개입주의자’ 밴스 부통령이 강경파에 밀려 좁아진 입지를 회복하고, 미국을 ‘중동 수렁’의 위기에서 꺼내는 데 성공할지 주목된다.

텔레그래프는 24일(현지시간) 이란 측이 윗코프·쿠슈너를 “뒤통수를 친 사람들”이라 부르며 이들과의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고 걸프 지역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이란은 이들이 주도하는 핵 협상에 참여하던 도중 미·이스라엘로부터 지난달 28일 기습 공격을 받았다.

이란은 윗코프·쿠슈너 대신 밴스 부통령을 협상 대표로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걸프 소식통은 “이란은 밴스 부통령은 (저들과 달리) 약속을 지킬 인물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밴스가 회담에 참석하지 않으면, 갈리바프 의장이 (협상장인 파키스탄으로 오기 위해) 이란을 떠날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을 중재하고 있는 파키스탄의 한 소식통은 가디언에 “협상이 결실을 보려면 밴스가 참여해야 한다”며 “윗코프와 쿠슈너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마코(루비오 국무장관)도 관여하고 있고, 똑똑한 쿠슈너와 윗코프도 관여하고 있다”면서, 밴스 부통령은 이란 협상을 이끌 여러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밝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협상 대표 선정은 이란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윗코프와 쿠슈너가 협상에 참여하더라도 밴스 부통령이 최종 합의를 이끌어내는 역할을 맡게 될 수 있다고 WSJ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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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택 플로리다 마러라고에 마련된 이란 공격 관련 상황실 모습. 트럼프 대통령이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오른쪽)과 대화를 나누고 있고, 그 뒤에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서 있다. 백악관 엑스 계정


이란이 밴스 부통령을 협상 대표로 원하는 것은 그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이란 전쟁에 대해 가장 회의적인 입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해병대 출신으로 이라크 파병 경험이 있는 밴스 부통령은 2023년 WSJ 기고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유로 “그가 미국인을 무모하게 해외 전투에 파병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이 이란 공습 개시 당일 공개한 ‘마러라고 상황실’ 사진에 밴스 부통령이 보이지 않은 것도 이란 전쟁을 둘러싼 밴스 부통령의 이견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해석됐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 팜비치 자택에 마련된 상황실에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이 모여 있었지만, 같은 시각 밴스 부통령은 백악관 상황실에서 별도의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밴스 부통령과 의견 불일치가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그가 이란 전쟁에 대해 자신보다 “열정적이지 않다”고 인정했다. 밴스 부통령은 이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악랄한 정권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내버려 둘 수는 없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이번 협상은 미국과 이란 간 입장 차가 워낙 커서 양측이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다고 해도 타결이 이뤄지기 쉽지 않다. 그러나 만약 밴스 부통령이 이번 협상을 주도하며 종전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다면, 해외 개입을 선호하지 않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에 눈도장을 확실하게 찍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뉴욕포스트는 “이란이 밴스 부통령과 직접 접촉하려는 것은 미국 외교 채널에 대한 불신과 밴스 부통령의 영향력에 베팅하려는 계산된 판단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트럼프가 밴스에게 협상 주도권을 맡길 경우 이는 미국의 가장 중요한 분쟁 국면에서 협상가로서의 능력을 입증할 중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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