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에서 차로 약 40분 달려 청라 나들목을 빠져나오자 거대한 공사 가림막이 길게 이어졌다. 상반기 준공을 앞두고 있는 하나금융타운 본사 건물이 15층 규모의 웅장한 자태를 드러냈고, 2만 3000석 규모의 돔구장과 쇼핑몰 등이 연결된 초대형 복합레저 공간 ‘스타필드 청라’ 공사가 한창이었다. 도시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서자 바다 위로 길게 뻗은 청라하늘대교가 시야에 들어왔다. 올해 1월 개통한 이 교량은 청라와 인천국제공항 간 주행시간을 20분대로 단축했다.
2010년 첫 아파트 입주 이후 16년 간 11만 명이 거주하는 인천 서북권 대표 주거 도시로 자리잡은 청라가 새로운 변곡점을 맞았다. 올해 하나금융그룹 본사 입주를 시작으로 내년 7호선 개통·스타필드 오픈, 2029년 서울아산청라병원 개원까지 업무·교통·의료·생활 인프라를 단계적으로 갖추며 완성형 자족 도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계획 단계에 머물렀던 대형 교통망 확충과 랜드마크 조성사업 등이 가시화되면서 지역 부동산 시장도 활기가 넘치는 분위기다. 아파트값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24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청라국제도시가 있는 인천 서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22년 고점을 기록한 뒤 하락했지만 2023년 5월께부터 점진적으로 회복, 올 2월 기준 3.3㎡ 1857만 원까지 올라 종전 고점을 돌파했다. 비슷한 가격 흐름을 보였던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집값이 3.3㎡당 평균 2215만 원으로 여전히 고점(2400만 원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두 지역의 가격 격차는 2022년 3.3㎡당 500만 원대에서 350만 원대까지 좁혀졌다.
거래도 청라 쪽이 상대적으로 활발하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인천 서구의 아파트 매매량은 지난 한해 7105건을 기록해 연수구 거래량인 5397건을 앞질렀다. 실제 2019년 입주한 청라한양수자인 레이크블루 전용 84㎡는 지난 1월 9억 8000만 원에 실거래되며 2022년 6월 이후 3년 반만에 최고가를 기록했다. 청라푸르지오 전용 94㎡ 역시 9억 5000만 원에 거래돼 ‘10억 클럽’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올해부터 2029년까지 굵직한 개발 호재가 매년 완성되는 상황이 집값 상승을 이끄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청라국제도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세 축을 이루는 송도국제도시·영종하늘도시의 개발이 사실상 완료된데 반해 청라는 이제 시작이라는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 하나금융그룹의 본사가 문을 열면서 은행·카드 등 계열사 임직원 약 2800명이 청라로 출퇴근을 시작, 기존 상주 인력을 더해 총 6000명이 그무하게 된다. 교통 호재도 빼놓을 수 없다. 영종도와 청라를 잇는 청라하늘대교가 1월 연결된데 이어 내년 말께 7호선 청라연장선(1단계)이 개통한다. 청라에서 인천 구도심을 거쳐 강남 논현역까지 논스톱으로 연결되면 청라가 서울·인천의 배후 주거지로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시장의 관심은 오피스텔과 오피스로도 넘어왔다. 청라국제도시는 2021년 12월 이후 아파트 신규 공급이 끊기면서 미분양도 거의 없다. 아파트 대체제로 불리는 중대형 오피스텔이 공급 공백을 순차적으로 메워왔지만 지난해 7월 분양한 청라피크원푸르지오(1056실) 이후 당분간 대형 브랜드 오피스텔 공급도 줄어드는 추세다.
실제 스타필드·로봇랜드·서울아산청라병원이 순차 완공되면 업무 인구가 크게 늘어나 매매 및 전월세값을 밀어올릴 수 있다는 생각에 최근 입주를 시작한 청라한양수자인디에스틴 등에 대한 문의가 늘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청라는 젊은 인구가 많은 점이 장점인데 이들은 주거 편의성이 높은 오피스텔에도 관심이 많다”며 “지하철 7호선이 개통되면 인천 구도심의 오피스 수요가 옮겨올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