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도 한국으로 마약을 유통한 것으로 알려진 ‘마약왕’ 박왕열이 25일 한국으로 임시인도됐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이날 오전 필리핀으로부터 국제 ‘마약왕’으로 불리는 박왕열을 임시인도 받았다”고 밝혔다.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는 이재명 대통령 지시로 구성된 범정부 콘트롤타워로, 국정원과 검찰·경찰 등 10개 기관이 협력하고 있다.
임시인도는 범죄인인도 청구국(대한민국)의 형사절차 진행을 위해 피청구국(필리핀)이 자국의 재판 또는 형 집행 절차를 중단하고 청구국에 임시로 인도하는 제도다.
박왕열은 2016년 10월 필리핀에서 한국인 3명을 살해한 ‘사탕수수밭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두 차례 탈옥 끝에 2020년 필리핀 당국에 다시 붙잡혀 징역 60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이었다. 수감 중에도 300억 원 규모의 마약을 한국에 공급한 사실이 드러났으며 국내 마약 총책으로 알려진 A 씨 역시 박왕열에게서 마약을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역 중인 상황에서도 호화 교도소 생활을 한다는 논란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4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박왕열을 언급하며 “한국인 3명을 살해하고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 중이면서도 텔레그램으로 한국에 마약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며 “교도소에서 애인을 불러 논다고 하더라”라고 말한 바 있다. 앞서 법무부는 2018년 박왕열에 대한 인도를 요청했지만 필리핀 정부가 이를 보류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 3일 한국-필리핀 정상회담에서 페르디난도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에게 직접 박왕열의 임시인도를 요청했다. 이후 한국 법무부·외교부·국정원·검찰청·경찰청이 필리핀 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거쳤고 송환을 요청한지 1개월 만에 박왕열을 임시인도 받을 수 있었다.
정부 관계자는 “역대 정부가 해결하지 못했던 송환 성사는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 아래 초국가범죄 특별대응 TF를 중심으로 법무부, 외교부, 국정원, 검찰청, 경찰청 등 관계부처가 벽을 허물고 힘을 모아 협력한 것이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공범 등을 통해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다량의 마약을 밀수입, 유통, 판매하는 등의 혐의를 받는 박왕열을 수사기관으로 즉시 인계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엄정히 사법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박왕열이 가담한 마약 유통 조직의 실체를 규명하고, 취득한 범죄수익도 철저히 추적, 환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순차적으로 최종 인도 과정도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우리 정부는 2015년 필리핀으로부터 ‘안양환전소·필리핀 연쇄 납치사건’의 범인 김성곤을 임시인도 방식으로 국내로 송환하고 지난해 1월 필리핀 당국의 동의를 받아 최종적으로 인도받은 바 있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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