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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트럼프를 멈췄나…이란戰 뒤집은 비공식 외교 네트워크[디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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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사우디·파키스탄·영국·프랑스까지
대면 회담 가능성도…협상 타결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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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파키스탄 라호르의 바드샤히 모스크에서 무슬림들이 라마단 끝을 기념하는 이드 알피트르 기도를 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공습 방침을 멈춰 세운 배경에는 중동과 유럽을 잇는 ‘비공식 외교 네트워크’가 작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외교 움직임은 단일 국가의 중재가 아니라, 중동 국가들이 협상 틀을 만들고 유럽 국가들이 이를 보완하는 다층 구조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집트·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오만·파키스탄 등 중동 국가들이 핵심 중재에 나선 가운데, 영국과 프랑스도 물밑에서 메시지 전달과 조율에 참여했다. 두 국가는 미국의 전통적 동맹이면서도 과거 이란 핵협상(JCPOA)에 관여했던 국가로, 양측과 모두 소통 가능한 ‘완충 채널’ 역할을 해왔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19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본격화됐다. 당시 이집트·튀르키예·사우디·파키스탄 외무장관들은 회동을 갖고 전쟁을 끝낼 외교적 출구를 모색했다.

하지만 협상의 최대 난관은 이란 측 협상 파트너 부재였다. 이스라엘이 지난 17일 서방과 소통 가능 인물로 평가되던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가안보 책임자를 제거하면서 협상 창구가 사실상 사라졌기 때문이다.

결국 이집트 정보당국이 돌파구를 마련했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집트는 이란 혁명수비대(IRGC)와 접촉 채널을 열고, 5일간 교전 중단을 제안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 내 가장 강력한 권력기관으로, 이 제안은 휴전 협상의 기초를 마련하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 같은 논의는 곧바로 미국에 전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밤까지만 해도 이란에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지 않으면 발전소를 “초토화”하겠다고 경고했지만, 리야드 회의 결과가 백악관에 보고되면서 입장을 바꿨다. 그는 공격을 보류하고 외교적 해법을 수용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러한 결정이 중동 중재국을 통한 비공개 협의에서 일정 수준의 합의 가능성이 포착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전쟁 장기화로 인한 정치·경제적 부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백악관은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민감한 외교 사안인 만큼 언론을 통해 협상하지 않는다”며 “공식 발표 전까지 어떤 회담도 확정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중재에 참여한 아랍 국가들조차 양측 간 입장 차가 크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협상 조건도 크게 엇갈린다. 이란은 전쟁 종료를 위해 미국과 이스라엘의 추가 공격 중단 보장과 전쟁 피해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핵 프로그램 해체, 탄도미사일 중단,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 기존 요구를 유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외교 움직임은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파키스탄이나 튀르키예에서 양국 고위급 대면 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파키스탄이 회담 장소로 급부상하며 논의가 진전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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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의 팜비치 국제공항을 걸어가고 있다. [AFP]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매우 합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인물들과 대화하고 있다”며 관계 개선 기대를 내비쳤다.

반면 이란은 여전히 강경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은 “미국과 협상은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금융시장과 석유시장을 조작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카타르, 오만뿐 아니라 프랑스와 영국도 비공식 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중재에 가세했다.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안보와 중동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한 이해관계 속에서 외교적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은 이란 고위 인사와 비공식 접촉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갈리바프 의장이 강경파이면서도 실용적 성향을 갖고 있어 협상 타결을 이끌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보고 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니콜 그라예프스키 연구원은 “갈리바프는 이란 안보 엘리트 내에서 상당한 정당성을 갖고 있다”며 향후 협상에서 핵심 역할을 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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