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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공장 과거 7차례 불... 몇천원짜리 감지기도 고장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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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24일 대전 대덕구 소재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안전공업(주) 화재 사고와 관련해 소방당국이 2차 감식을 진행했다. /연합뉴스


ㅇ지난 20일 화재 참사로 74명의 사상자가 나온 대전 대덕구 자동차 부품 회사 ‘안전공업’에 과거 7차례 불이 나 소방 당국이 출동했던 사실이 확인됐다. 대부분이 집진기에 쌓인 분진·슬러지(찌꺼기)나 덕트(배기관) 내부 기름때에 불이 붙어서 난 사고였다. 여러 차례 ‘경고 신호’가 있었는데도 사측이 안전 점검과 설비 보강을 제대로 하지 않고 방치한 탓에 이번 참사의 피해가 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대전소방본부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23년까지 15년간 안전공업이 소방 당국에 신고한 화재는 총 7건이다. 2009년 1월 천장 배기관 안 기름때에 불이 붙었고, 2012년 4월, 2017년 1월, 2019년 7월에는 집진기 분진에 불이 났다. 2023년엔 5월과 6월 두 차례나 화재가 발생했다. 모두 작업 중 생긴 불티가 슬러지나 분진에 떨어진 탓이었다. 2020년 9월 담배꽁초 때문에 불이 난 것을 제외하고 6건 모두 기름때, 분진에서 화재가 난 것이다. 안전공업 직원들 사이에선 “작은 불은 소화기로 직접 끄고 말았다” “불이 나도 쉬쉬하는 분위기였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어, 실제 화재 건수는 이보다 많을 가능성이 있다.

안전공업이 자체 진행한 소방 점검에서도 기본 소방 설비가 부실하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점검 결과 공장 1층 ‘차동식 감지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동식 감지기는 주변 온도가 갑자기 오를 때 울리는 열 감지기다. 소방 관계자는 “1개당 몇천원에 불과한 설비인데도 교체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1층 생산 라인 곳곳에 설치돼 있는 연기 감지기 역시 ‘불량’으로 나왔다. 이 밖에 불이 나 정전이 됐을 때 출구 방향을 알려주는 ‘통로 유도등’이 켜지지 않고, 옥내 소화전으로 물을 끌어오는 펌프실의 압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 총 43건의 지적이 있었다. 화재 초기 감지와 대피, 진화와 관련한 기본 설비 전반에 문제가 있었던 셈이다.

한 해 전인 2024년 2차례 점검 때도 총 28건의 ‘불량’이 적발됐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화재 이력이 있는 사업장은 일반 시설보다 훨씬 엄격히 관리해야 하는데도 감지·경보 체계가 무너진 것은 구조적 관리 실패”라고 했다.

경찰과 소방은 이날 불이 난 공장 건물과 시설물 구조를 확인하는 등 현장 감식을 진행했다. 노동 당국은 손주환 안전공업 대표와 안전관리 책임자 등을 중대재해처벌법 등 위반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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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환 안전공업 대표가 지난 23일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 중이던 대전 대덕구 안전공업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 /신현종 기자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입건된 안전공업 손주환 대표이사가 회사 임직원을 상대로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 등을 보면, 이날 손 대표는 임직원을 모아 놓고 언론 제보자를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야. 어떤 X이 (기자를) 만나는지 말하란 말야”라고 했다.

손 대표는 또 ‘유족을 만나러 가야한다’며 만류하는 상대방을 향해 “뭘 가만히 있어봐. 유가족이고 XX이고 간에”라고 했다.

이번 화재의 일부 희생자는 뒤늦게 대피해 숨졌다는 취지의 발언도 나왔다. 손 대표는 “이번에 타 죽은 사람이 누가 있는지 알아. 늦게 나온 사람이. 늦게 나오면 돼, 안되겠어”라고 했다.

노조 관계자는 “본사 주요 임직원이 있는 모인 자리에서 어떤 발언이 있었는지는 확인 중이다”이라며 “피해 보상과 엄벌이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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