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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뛰자 中 13년만에 기름값 통제…주유소 ‘북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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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주유가 가능합니다.”

23일 오후 9시 30분경 중국 베이징 차오양구의 한 주유소. 주요수 직원은 줄서 있는 자동차들을 가리키며 “휘발유 값 인상 전 기름을 넣겠다는 차들이 몰려들어 어제부터 내내 북새통이었다”고 말했다. 주유소 측은 차량 통제를 위해 아르바이트 직원까지 추가로 고용했지만 대기 차량의 행렬이 주유소 앞 1차선 도로를 점령할 정도로 길었다.

미국, 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와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최근 중국 당국은 24일 0시부터 휘발유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최근 베이징 시내 주유소에서는 서둘러 기름을 채우려는 차들로 혼잡을 빚는 상황이 자주 발생했다.

● 中, 고유가에 13년 만에 기름값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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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당국은 24일부터 휘발유 기준 가격을 t당 8745위안(약 189만1000원)에서 9905위안(약 214만2000원)으로 1160위안(약 25만100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일반 승용차의 연료통 용량을 50∼60L이라고 했을 때 가득 주유시 40∼50위안(약 8690~1만860원) 정도 돈이 더 드는 셈이다.

중국은 국제 유가나 수급 상황에 따라 휘발유와 경유 소매 가격 상한선을 발표한다. 당국은 “국제 유가 급등으로 소매 가격을 더 인상해야 했는데, 소비자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절반만 올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인상분의 절반만 올렸다는 의미다. 중국이 2013년 현재의 유가 책정 체계를 도입한 후 임의로 소매 가격을 조정한 것은 처음이다.

당국의 임의 조정이 없었다면 일반 휘발유 소매 가격은 사실상 이미 L당 9위안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24일 베이징 기준 고급 휘발유 가격은 이미 L당 9.12위안(약 1980원)을 기록했다. 중국에서 ‘9위안’은 휘발유 가격의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휘발유 가격이 L당 9위안을 넘어선 것 또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2월 이후 4년 만이다.

휘발유나 경유 가격의 급격한 상승은 중국 당국이 올해 최우선 과제로 삼은 내수 회복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이미 과열 경쟁으로 중국 기업들의 이익률을 낮아진 상황에서 유가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는 고용과 임금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 中 정제유-항공유 수출 통제에 동남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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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은 그간 국제 유가 급등 때마다 비교적 여유로운 태도를 보여왔다. 다른 나라에 비해 원유 비축량이 많은 편이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 2002년 핵 개발 의혹이 제기된 후 역시 미국과 서방의 제재를 받은 이란산 원유를 국제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활발히 수입해왔다. 또 중국은 약 90일 동안 수입을 대체할 수 있는 비축량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쟁 발발 후 이란이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한 달 가까이 봉쇄하자 중국 또한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 로이터는 중국 당국이 앞서 11일에도 “정제유 수출을 즉시 중단하라고 명령했다”고 전했다. 세계 최대 정유업체인 중국 국영 석유기업 시노펙은 이달 처리량을 당초 계획보다 10% 줄일 계획으로 알려졌다. 원유 수급이 불확실해진 상황에서 공장 가동률을 낮추고, 해외 수출 대신 국내 수급에 집중하려는 의도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이 항공유와 비료 수출도 대폭 줄이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세계 2위의 비료 수출국이며, 6위 항공유 수출국이다. 베트남의 항공유 공급 업체는 FT에 “중국의 이런 정책이 계속되면 올 4월부터 공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미 베트남 주요 항공사들의 운영 비용이 최대 70%까지 치솟았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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