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19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인근 해상에 있는 해상풍력 단지 ‘비니어드 1’의 풍력 터빈이 가동되고 있다.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프랑스 에너지 기업이 해상풍력 발전 사업을 포기하는 대가로 약 10억달러(약 1조5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23일(현지시간) 뉴욕과 노스캐롤라이나 인근 대서양 연안에 있는 프랑스 에너지 기업 토탈에너지스의 해상풍력 발전 임대권을 10억달러에 되사들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토탈에너지스는 조 바이든 전 행정부 당시 4GW 이상 규모의 해상풍력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 두 곳의 연방 임대권을 매입했다. 법무부는 임대권 회수 비용을 세금으로 보전할 예정이다.
패트릭 푸얀 토탈에너지스 최고경영자는 성명에서 “해상풍력 발전이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임대료 환급을 조건으로 미국 내 해상풍력 개발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며 “대신 이 자금으로 텍사스에 새로운 액화천연가스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멕시코만 석유 시추 사업과 미국 내 셰일 오일 사업도 투자처로 거론된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친환경 에너지 반대 정책의 연장선이다. 기후변화를 부정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세기의 사기극”으로 규정하며 각종 세액과 보조금 제도를 폐지했다.
지난 1월14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뉴런던 주립부두 하역장에 해상풍력 발전용 블레이드와 터빈 기단부가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
CNN은 이번 거래가 정부가 비용을 들여 해상풍력 사업을 착공 이전 단계에서 차단한 첫 사례로 평가했다. 향후 해상풍력 발전에 우호적인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기업들이 사업을 이어가지 못하게 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전력 수급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미 중부 대서양 연안주에서는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확장과 가정·전기차 수요 증가로 전기요금이 오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미 내무부 해양에너지관리국 국장을 지낸 엘리자베스 클라인은 “이번 조치는 실제로 국가의 에너지 부족을 심화시키고 특히 동부 해안 지역의 에너지 비용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조치”라고 CNN에 말했다.
해상풍력 산업 협회 오션틱 네트워크의 샘 살루스트로 정책·시장 담당 수석부사장은 CNN 인터뷰에서 “저렴한 국내산 에너지를 공급망에서 제거하기 위해 돈을 지불하는 것은 결국 미국 소비자들이 전기요금을 감당하기 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상풍력 발전 사업이 가로막힌 다른 업체들에 임대료가 반환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뉴욕·캘리포니아·멕시코만 연안 임대권에 12억달러(약 1조7800억원) 이상을 투자한 독일 재생에너지 기업 RWE는 트럼프 행정부가 발전소 건설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임대료 반환을 위한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CNN은 미개발 해상풍력 임대권 규모가 50억달러(약 7조4400억원)를 넘는다고 전했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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