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 vs MBK·영풍...11대 4에서 9대 5로
독립감사 선임으로 10대 5로 변화 가능성
미국 정부 인사 합류, 회사와 가교 역할
고려아연 이사회 구도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9대 MBK파트너스·영풍 측 5 구도로 재편됐다. 최 회장이 당분간 고려아연 경영권과 이사회 주도권을 유지하는 가운데 MBK·영풍의 견제 목소리가 한층 커질 전망이다. 미국 정부가 추천한 인사가 고려아연 이사회에 합류한 만큼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제련소 건립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측된다.
고려아연은 24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하고 신임 이사선임을 포함한 6개 안건을 승인했다.
이번 주총을 통해 기존 이사진 가운데 2명이 연임하고 3명의 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최 회장과 이사회 의장이었던 황덕남 사외이사가 연임했고, 미국 정부 측 인사인 월터 필드 맥라렌이 신규 기타비상무이사로 합류했다. MBK·영풍 측이 추천한 최연석 기타비상무이사와 이선숙 사외이사도 고려아연 이사회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써 고려아연 이사회는 기존 11대 4 구도에서 9대 5 구도로 재편됐다. 업계에선 회사 경영권을 지키고자 하는 최 회장 입장에서 최상의 결과를 얻었다는 평가다.
이날 이사회에선 5인의 신규 이사 선임을 요구한 최 회장 측(유미개발)과 6인의 신규 이사 선임을 요구한 MBK·영풍 측 제안을 놓고 주주 표결을 벌인 결과 최 회장 측 제안이 받아들여졌다. 이후 집중투표제에 따라 주주들은 선임 이사 수에 맞춰 5개의 표를 얻어 투표를 했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 구조는 최 회장 측 37.9%(최윤범과 특수관계인, 한화, LG화학, 크루시블JV 등)와 MBK·영풍 측 41.1%, 국민연금 5.2%, 현대차그룹 5%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 측 지분이 MBK·영풍 측보다 다소 적지만 주총에서 최 회장 측 안건이 주로 받아들여진 배경에는 지분율 10%가량의 외인 투자자와 소액주주의 지지가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선 개정 상법에 따라 오는 9월부터 감사위원을 분리선출해야 하는 만큼 고려아연이 조만간 임시주총을 열고 독립감사 선출에 착수할 것으로 본다. 독립감사 선출 시 대주주의 영풍 측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만큼 최 회장 측 인사가 이사회에 합류해 10대 5 구도를 이룰 공산이 크다.
이사회 특별 결의를 위한 정족수를 사실상 확보한 데 이어 미국 정부가 추천한 인사가 이사회에 합류함에 따라 최 회장이 구상한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 제련소 건립에도 한층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고려아연의 미국 제련소는 중국의 희소광물 무기화에 맞서 한국과 미국 방산·반도체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전략 광물 11종 등 광물 13종과 반도체용 황산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고려아연과 미국 전쟁부의 합작법인인 크루시블JV 관계자는 "맥라렌 이사는 독립적인 이사로서 고려아연과 미국 정부의 가교 역할을 하며 미국 제련소 성장을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집중투표제 표결 기준을 두고 MBK·영풍 측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추후 법원에 신임 이사의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을 요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MBK·영풍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일부 해외 기관투자자가 특정 후보에만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 행사되지 않는 표가 발생하는데, 이를 미행사 의결권까지 포함해 비례적으로 재배분하는 '프로라타(일정 비율)' 방식을 도입할지 아니면 재배분하지 않고 실제 행사한 표만 기준으로 산정할지에 대한 사전합의를 고려아연이 깼다"며 "지난해 주총과 올해 주총의 기준이 갑작스레 바뀐 것은 단순 해석 차원 문제가 아닌 이사 투표 결과에 직접 영향을 미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주경제=강일용 기자 zero@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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