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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섬 로타…태평양 휴양섬 주민들의 ‘찐 휴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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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도 크기의 헤엄치는 거북이 모양 ‘로타섬’
대항해선단 침략, 태평양전쟁 전투 비켜가
南은 태평양, 北은 필리핀해 ‘바닷새 안식처’
휴양섬 주민들 “로타, 진짜 휴양하는 기분”
다이버들, 로타 특유 바닷빛 ‘로타블루’ 즐겨
로타시장 “단순함 매력…평화·행복 전하고파”
헤럴드경제

로타 스위밍홀



미국의 자치령 북마리아나제도 사람들은 군도 중 세 번째 크기의 섬인 로타를 ‘마더랜드’, 엄마 섬이라고 부른다. 사이판, 티니안 등 14개의 섬의 풍속이 로타에서 비롯됐고, 아직도 전통과 자연을 고스란히 보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정동쪽으로 2200㎞ 지점, 인천에서 남남동(SSE)쪽으로 3000㎞ 지점, 티니안과 괌 사이에 있는데 괌에 조금 더 가깝다.

사이판에서 떠난 경비행기 창으로 내려다보면, 로타섬은 서쪽으로 헤엄쳐 가는 거북이 모양을 닮았다. 완도 본섬(체도)과 거의 같은 85.4㎢의 면적에 1890명가량(2026년 현재)의 주민이 산다.

거북이 몸체 부분의 한복판에 있는 사바나산(해발 495m)이 이 지역에서 가장 높다. 서쪽 곶(串)인 거북이 얼굴 부분, 즉 웨딩케이크(타이핑곶)산(143m)의 모습을 보니 로타의 자연이 여행자에게 준 웰컴 선물 같은 느낌이다. 문득 입항 선착장에 거대한 케이크가 있는 완도군 생일도가 떠오른다.

거북목 부분이 도시 중심인 송송빌리지가 있고, 동쪽 거북이 엉덩이 부분에 있는 얕은 고원지대엔 공항이 있다. 섬의 남쪽은 태평양, 북쪽은 필리핀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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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 송송마을



휴양섬 주민들의 휴양지, 바닷새의 안식처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휴양섬인 사이판, 티니안, 괌, 미크로네시아 주민들은 “로타에 가면 진짜 휴양하는 것 같다”고들 한다. 수많은 태평양의 바닷새들이 안식처로 삼을 정도로 아름다운 자연과 문화가 잘 보존돼 있으면서 걱정거리가 별로 없는 이곳 주민들은 외지인들의 마음도 편하게 해 주는 재주가 있다.

마리아나-미크로네시아, 즉 남양군도 중에 마젤란 무장 선단이 그냥 지나친 섬이고, 일본이 전범국으로 벌인 태평양전쟁 때에도 전투가 거의 없었던 이곳은 원시림이 많이 남아 있고 생태계 변화가 별로 없었다.

송송(마을이라는 뜻) 전망대에 오르면 거북목 해당하는 마을 전체가 내려다보인다. 제주 성산리보다 작은 마을에 소방서, 파출소, 주유소 등 군(County) 단위에서 갖출 만한 필수 시설이 다 있다. 특히 이곳에선 2단 케이크 모양의 웨딩케이크산이 마주 보인다. 서쪽 방향 전망대 풍경은 오전엔 푸른빛의 바다와 하늘을, 해 질 녘엔 붉은빛의 세상이 펼쳐진다. 일직선으로 쭉 뻗은 도로 좌우로 사람 사는 집과 상점이 소박하게 늘어선 풍경은 여행자의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송송 마을 북쪽으로 가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 느끼게 하는 통가 동굴이 있다. 로타로 이주한 통가인이 모여 살았던 곳이다. 땅과 만날 듯한 종유석이 드리워져 있고, 그 사이로 옅은 햇빛이 스며들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사람이 생활할 수 있도록 평평하게 다진 넓은 방도 있다. 태풍이 덮칠 때면 주민 모두가 이곳에서 한동안 대피해 살기도 한다.

송송마을 북서쪽엔 연대 규모의 병력이 질서 있게 행군하는 듯 늘어선 1000그루의 야자수가 산책로를 만들었다. 일제를 몰아낸 미군들이 주민들과 함께 심었다고 전해진다.

나무 사이로 바다가 얼굴을 내미는 동안 연인·친구·가족 여행객들은 손을 잡고 야자수 1대대와 2대대 사잇길을 걷는다. 이 숲은 요즘 외국인 여행자들이 인생샷을 찍는 명소가 됐다.

야자수 숲은 트웩스베리 비치, 망글로나 아일랜드 공원과 닿는다. 야자수 숲을 조성한 로타 관리자의 이름을 딴 이 비치는 사이판발 경비행기에서 보면, 확연히 얕은 바다여서 연청록 빛을 띤다. 이곳을 벗어나면 갑자기 군청색으로 변하며 물이 깊어진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장판 같은 해변이라 놀기 좋고, 로키의 모레인 호수 같은 연청색의 물빛도 곱다.

로타섬 서쪽 끝, 웨딩케이크산으로 불리는 타이핑곶 꼭대기는 등산은 허용되지만 산 전체가 보호 구역이라 동·식물을 해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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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가 동굴



송송마을 해식애 위에 서면 나는 새들 한눈에

송송마을 동쪽 끝부터 갑자기 지대가 높아지며 해식애(해안 절벽)가 나타난다. 내륙 쪽으로 오목하게 병풍처럼 서 있는 해식애 사이로 얕은 해안 구릉지가 있는데, 이곳이 바로 이첸촌 공원 조류보호구역이다. 해식애 위에 선 여행자는 경기장 가장 꼭대기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듯 새들이 자유롭게 노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훼방꾼도, 거리낄 것이 없으니 그저 암새가 둥지를 박차고 날아오르면 숫새가 쫓아가는 애정행각이 자유롭게 펼쳐진다. ‘펄펄 나는 저 흰제비갈매기, 암수 서로 정답구나.’ 문득, 외로웠던 고구려 유리왕의 황조가를 패러디해 본다.

이곳엔 과일박쥐, 붉은발얼가니새, 로타 화이트 아이, 흰제비갈매기, 참새 등 90~100종의 새가 수만 마리 산다. 해식애 꼭대기에선 미세한 움직임은 잘 보이지 않는데, 4층까지만 만들어놓은 계단으로 내려가 보면 새들의 움직임을 보다 자세히 볼 수 있다. 아침이라 그랬는지, 집순이·집돌이 새들도 의외로 많았다.

로타에서 가장 유명한 다이빙 장소는 로타홀로 알려진 센하논 동굴이다. 동굴 속에서 다채로운 물고기와 바닷가재를 만난다. 이곳은 세계 다이버들의 버킷리스트에 올라갈 정도로 명소다. 로타홀에 들어서면 케이브 안으로 빛이 신비로운 푸른 기둥을 만들어낸다. 손때 묻지 않은 로타는 맑은 날 수중 시야가 무려 70m에 이른다고 한다.

로타의 바다는 에메랄드빛 남태평양의 물색과는 달리, 부분 혹은 전체적으로 코발트블루 색감을 발산한다. 이를 ‘로타 블루’라고 한다. 파도에 부서진 해식애 암석 가루, 풍부한 플랑크톤 등 부유물들이 푸른빛의 파장을 더 길게 해 사람 눈에 강하게 전해진다는 분석이 가장 설득력 있다. ‘로타 블루’는 독보적 바다색이어서 로타의 자부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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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타 코코넛크랩. 테테토 해변엔 소풍 온 사람들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공공시설이 있다.



로타시장 “자연의 보물섬이 행복 선사”

로타가 마리아나제도의 마더랜드가 된 또 하나의 이유는 고대~중세 마리아나제도 전통 건축물들의 핵심 자재인 라테스톤이 이곳에서 채석되기 때문이다. 라테스톤은 반구형의 뚜껑돌 ‘타사(Tasa)’와 이를 받치고 서 있는 기둥 ‘할라기(Halagi)’로 이루어져 있다. 쥐 같은 짐승이 올라오지 못하도록 하기 위함이다. 근처에는 라떼스톤을 티니안까지 가져가 궁을 지은 타가왕의 거대 동상이 서있다. 타잔 같은 복색이라 전후좌우 세밀히 살펴보는 여행객도 꽤 있다.

로타에는 이밖에 ▷바닷물이 흘러들어왔다 나가는 자연석 방파제 해수욕 놀이터 스위밍 홀 ▷북동쪽 산호 퇴적암 절벽이자 낚시대회장으로 유명한 아스 맛모스 클리프 ▷로타 블루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고 주민들이 소원을 비는 알라구안베이 전망대와 테테도 비치 ▷로타의 최고봉 사바나산의 초록색 등판으로 불리는 사바나 메모리얼 파크 & 평화의 탑 등이 있다.

오브리 망글로냐 호콕(Aubry Manglona Hocog) 로타시장은 “자연의 보물섬 로타에 더 많은 분이 오실 수 있게 페리 신설, 국제공항 개선, 즐길거리 콘텐츠와 QR코드 엑세스 시스템 등 인프라 확충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단순함이 매력인 로타에서 진정한 평화와 행복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송 마을 거리를 들여다보면, 마을 한복판에 로타 바다색을 닮은 ‘산 프란시스코 드 보르하 성당’이 운치있게 서있다. 태평양전쟁 때 쓰였던 무기를 녹여 평화의 종을 만든 이곳에서 매년 10월 성인을 기리는 축제가 열린다. 주변엔 발렌티노호텔, 코럴 가든호텔, 루타(로타의 원주민 표현)가스충천소, 소방서, 액티비티 체험여행사들, 코코넛크랩·사슴고기·차모로볶음밥 등 로타 전통 요리 전문점이 보인다.

한국인이 운영하는 선샤인 버라이어티샵에 들러 로타 미네랄 광천수를 잔뜩 사두는 게 좋다. 일본에 비싼 값에 수출되는 이 물은 남태평양 최고의 약수로 평가받는다.

우리의 서낭목처럼 소원 비는 나무도 있다. 서낭당 같은 ‘수호신의 집’ 앞에 서 있는 누누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이 나무는 북마리아나제도에서 가장 크다고 알려져 있다. 전설에 따르면, 나무 안에 ‘타오타오모나’라는 수호 정령이 깃들어 있다. 우리와 3000㎞나 떨어진 이곳에서 우리와 닮은 점을 발견하는 것은 그들과 우리가 통한다는 느낌을 받기에 여행을 더욱 정감있게 만든다.

로타=함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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