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서 회담을 갖고 있는 마르크 뤼터(왼쪽) NATO 사무총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FP 연합뉴스 |
마르크 뤼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은 22일(현지 시각) 미 언론에 잇따라 출연해 이란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사 작전을 지지하면서 북한을 거론했다. 그는 나토 회원국과 한국·일본· 아랍에미리트 등 22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 재개를 위해 결집할 것이라면서 “북한 사례에서 봤듯이, 협상을 너무 오래 끌다 보면 (핵개발을) 멈출 수 있었던 시점을 놓치게 된다. 지금 북한은 핵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핵협상을 계속 했으면 결국 이란이 북한처럼 핵무기를 개발했을 것이고,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군사 작전이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국면에서 북핵 문제가 거듭 소환되고 있다. 북핵 저지에 실패한 역사가, 이란 핵시설에 대한 선제 공격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논리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라파엘 하르파즈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지난 5일 서울에서 열린 한국 기자간담회에서 “1990년대에 북핵을 (완성 전에) 제거하지 못해 오늘날 거대한 위협이 된 데서 국제사회는 분명한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외교적 수단만으로 독재 국가의 핵 개발을 막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논리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을 강하게 비판해온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지난달 28일 사설에서 의회 동의 없이 공습을 감행한 트럼프 대통령을 무모하다고 비판하면서도 “이란이 ‘북한의 길’을 밟도록 놔두는 것의 후과가 너무 크다는 점에서 언젠가 군사작전은 정당화될 수도 있다”고 했다. NYT는 ‘북한의 길’에 대해 “수년간 국제사회의 인내를 이용하다 결국 핵무기를 손에 넣는 것”이라고 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는 영변 핵시설 폭격을 검토했지만, 한국 정부가 전면전 확전 가능성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했다. 미국은 군사 옵션을 접고 대신 북한의 핵활동 동결을 전제로 북한에 경수로와 중유를 제공하는 제네바 합의를 택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 개발을 멈추지 않았다. 2002년 2차 북핵위기 이후에도 6자회담 등 외교적 노력이 이어졌지만 북한은 여섯 차례의 핵실험을 거쳐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안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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