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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킹 가해자 구금 의지에도… 법원 인용률 30%대 머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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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주 살인사건 후속책 줄이어
검·경, 잠정조치 청구 팔 걷었지만
유치장 유치 신청 60% 이상 기각
전자발찌 부착도 37~43%만 인용
‘현장서 피의자 긴급체포’ 목소리
남양주도 신병확보 못해 화 불러
“피해자 보호 우선 법원 판단 필요”
2024년 가정폭력을 당한 40대 여성 A씨는 가해자인 남편 B씨가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기간이 끝난 같은 해 4월 자신을 다시 찾아오기 시작하자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스토킹범죄 예방을 위해 긴급하다고 보고 100m 이내 접근 금지 등 스토킹처벌법상 긴급응급조치를 취했다. 경찰은 법원에 조치에 대한 사후 승인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부부간 연락하거나 찾아갈 수 있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조치가 취소되자 경찰은 가정폭력처법법상 임시조치를 다시 신청했지만 이 역시 법원에서 기각됐다. A씨는 이후로도 B씨 연락과 방문이 이어지자 추가 피해에 대한 두려움을 안고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다.

세계일보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경기 남양주시에서 스토킹 살인사건이 발생하자 경찰과 검찰은 관계성 범죄 사건 중 고위험 가해자에 대해 전자장치 부착·유치 등 고강도 잠정조치를 신청·청구하겠다는 대책을 잇따라 내놨다.

대검찰청은 2023∼2025년 언론에 보도된 교제 폭력·살인사건 80건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전국 일선청에 스토킹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 동일 피해자 대상 범죄 전력 등을 확인한 뒤 필요한 경우 전자장치 부착, 유치장 유치 등 잠정조치를 추가 청구하도록 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러나 법원 기각률이 높은 상황에서는 이 같은 대책의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이 신청한 전자장치 부착·유치 신청 10건 중 6∼7건은 법원에서 기각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4호 신청 건수(1864건)는 전년 동기(1225건) 대비 52.2% 늘었다. 지난해 ‘대전 교제살인’ 등 관계성 범죄가 잇따르자 이번과 마찬가지로 고강도 잠정조치 적극 신청 대책을 내놓은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법원 인용률은 31.5%로 전년 동기(40.9%) 대비 9.4%포인트나 하락했다.

전자발찌 등 위치추적 전자장치를 부착하는 잠정조치 3호의2의 경우에는 법원 인용률이 지난해 37.1%로 전년 동기(32.6%) 대비 4.5%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여전히 경찰이 신청한 잠정조치 10건 중 3∼4건은 기각되고 있다. 검찰 청구를 기준으로도 지난해 잠정조치 3호의2와 4호의 인용률은 각각 43.7%, 39.8%였다.

법원이 잠정조치를 기각하면 관계성 범죄 피해자들은 보호받을 방법이 없다. 법원에서도 스토킹범죄의 심각성과 피해자 보호의 긴급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세계일보

경찰과 검찰이 앞다퉈 스토킹범죄 피해자 보호 대책을 내놓는 것과 달리, 법원은 현재 스토킹범죄 잠정조치 결정률 등 관련 통계조차 집계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가정폭력처벌법상 임시조치 사건은 접수·처리 건수 등을 법원별로 집계하고 있지만 스토킹처벌법상 잠정조치 관련 통계는 집계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나마 경찰은 경찰 신청 건수, 검찰 청구 건수, 법원 결정 건수 등 관련 통계를 ‘수기로’ 집계하고 있다.

이수연 큰길 공동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법원에서는 유치 등 잠정조치도 인신 구속에 대한 사안이다 보니 엄격하게 보는 것 같은데, 수사와 처벌을 위한 체포·구속과 달리 잠정조치는 피해자 안전과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 구별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경찰이 사후적으로 잠정조치까지 신청한다는 건 중한 사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법원도 적극적으로 인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잠정조치는 사후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인 만큼 현장에서 피의자를 긴급체포하는 등 가해자와 피해자를 즉시 분리하는 방안에 대한 추가 논의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양주 스토킹 살인사건의 경우에도 경찰이 잠정조치 4호와 구속영장 신청을 논의하는 동안 피해자가 결국 살해당했다.

앞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0일 결별 요구 또는 결별,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자, 폭력 성향 관련 신고 3회 이상 등에 해당하는 관계성 범죄 고위험 피의자에 대해 7일 이내 전자장치 부착과 유치, 구속영장 신청을 하라고 주문했다.

유경민 기자 yook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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