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1시 11분께 경북 영덕군 한 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에서 화재가 발생해 불꽃 타오르고 있다. 이 사고로 정비 작업자 3명이 숨졌다. 2026.03.23 [영덕=뉴시스] |
경북 영덕의 풍력발전기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정비업체 소속 직원 3명이 발전기에서 발생한 화재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이 풍력발전단지에서는 발전기를 지탱하는 기둥이 도로 방향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벌어지기도 했다.
23일 경북소방본부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11분경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의 발전기 19호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해당 발전기는 2005년 영덕 풍력발전단지 조성 당시 설치됐으며 덴마크 에너지기업 베스타스 제품이다. 해당 발전기는 정비 등을 이유로 가동을 중단한 상태였다.
날개 부분 정비를 위해 이날 오전 9시부터 김모 씨(42) 등 발전 운영사의 외주 정비업체 소속 직원 3명은 발전기 나셀 내부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나셀은 풍력발전기의 핵심으로 지상 80m 높이의 기둥 꼭대기에 있는 박스 형태의 공간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작업 과정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작업자들이 피해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화재 신고 직후 정비업체 측이 작업자들의 소재 파악에 나섰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고, 발전기에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은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었다.
23일 오후 경북 영덕군 창포리 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한 불을 끄기 위해 산림청, 소방, 인근 지자체 헬기들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6.3.23 (영덕=뉴스1) |
소방 당국은 “발전기 날개 3개 가운데 2개가 불이 붙어 바닥에 떨어지면서 주변 야산에 산불이 번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소방 당국과 산림청은 헬기 15대와 장비 50대, 인력 148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다.
또 발전기가 있는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은 오후 2시 34분경 발전기 주변에서 숨진 작업자 1명을 발견했다. 발전기 진화 작업 후 진행한 수색 과정에서 다른 2명의 작업자도 바닥으로 떨어진 날개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고가 발생한 영덕 풍력발전단지에서는 지난달 2일 발전기 21호기가 기둥이 꺾이면서 도로 방향으로 쓰러지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수십 m 높이의 구조물이 쓰러지며 날개와 타워 등이 산산조각이 났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주변 차량 통행이 한때 통제되기도 했다.
영덕 풍력발전단지에는 사고가 난 풍력발전기를 포함해 모두 24기가 2005년부터 가동되고 있다. 설계수명은 20년까지인데 안전 점검 결과 ‘문제없다’는 평가를 받아 계속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풍력발전기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주민들 사이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10일에는 경남 양산에 있는 풍력발전기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영덕군 관계자는 “발전소 운영사에 설비 교체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덕=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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