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의 업무 시설인 아이젠하워 행정동 북쪽 부지에 미국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AP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5세기 이탈리아 출신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동상을 백악관에 설치했다. 콜럼버스에 대한 비판적인 평가에 맞서 그를 “미국의 영웅”으로 재정립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22일(현지시간) NYT에 따르면 동상은 백악관 업무 시설인 아이젠하워 행정동 북쪽 부지에 설치됐다. 동상 하단에는 “2020년 7월4일 파괴됨. 2022년에 부활함”이라는 문구와 함께 지난해 백악관에 기증된 사실이 적혀있다.
이 동상은 2020년 ‘흑인의 생명은 소중하다’ 시위 당시 시위대가 볼티모어의 항구 이너하버에 던진 동상의 복제품이다. 콜럼버스에 반대하는 이들은 콜럼버스가 원주민 타이노족을 노예로 매매한 것, 스페인 식민주의자들이 잔혹한 정복 활동을 벌였던 것 등을 이유로 들어 콜럼버스를 인종차별주의자로 봤다. 당시 4개월 동안 미 전역에서 30개 이상의 콜럼버스 동상이 시위대 손에 무너지거나 당국에 의해 철거됐다.
이런 움직임은 콜럼버스 동상을 민족적 자부심의 상징으로 여기는 이탈리아계 미국인 단체들의 반발을 샀다. 이들은 잠수팀을 구성해 이너하버에 버려진 동상을 인양한 뒤 복제품을 제작했다. 그러나 볼티모어 당국이 이 동상이 콜럼버스에 대한 역사적 논란을 재점화할 것을 우려하면서 동상은 갈 곳을 찾지 못한 상태였다.
NYT는 트럼프 정부가 올해 미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를 논의하면서 이 동상을 연방정부가 소유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콜럼버스를 “독창적인 미국의 영웅이자 서구 문명의 거인이며 지구상에 존재했던 가장 용맹하고 선견지명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라고 말한 바 있다.
데이비스 잉글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후대까지 영웅으로서 존경받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드워드 렝겔 전 백악관 역사협회 수석 역사학자는 동상 설치가 백악관을 “급진적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하는 일은 이곳을 당파의 싸움터로 만드는 것”이라고 NYT에 말했다.
☞ [여적]동상의 수난
https://www.khan.co.kr/article/202006160300055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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