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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아나추이, 폐기물의 숭고화...병뚜껑 직조로 완성한 거대 조각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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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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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쎈뉴스 / The CEN News 김선아 기자) 병뚜껑을 엮어 거대한 직조 조각을 선보인 엘 아나추이의 신작 전시가 서울에서 공개됐다.

2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화이트 큐브 서울에서 아프리카 미술 거장 엘 아나추이의 개인전 '루보'(LuwVor)가 열리고 있다. 루보는 가나 에웨족 언어로 영혼이라는 의미다.

가나에서 태어나 나이지리아를 기반으로 활동해온 엘 아나추이는 1990년대 길을 걷던 중 버려진 병뚜껑이 가득 담긴 자루를 발견한 것을 계기로 작업 세계를 확장했다. 자본주의의 잔해와 같은 병뚜껑에서 새로운 조각 재료로서의 가능성을 찾았고, 이를 엮어 아프리카의 원초적 대지를 닮은 거대한 직물 형태의 조각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는 최근 제작한 대형 설치 연작 '루보 1∼4' 총 4점이 출품됐다. 작가는 금속 병뚜껑을 펼치거나 자르고 구리선으로 엮어 직조하듯 연결하며, 병뚜껑 외에도 고리나 병목을 감싸는 금속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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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멀리서 보면 거대한 직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재료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난다. 장인의 노동을 거치면서 산업 폐기물은 유기적이고 유동적인 조각으로 재탄생한다.

전시의 중심 작품인 '루보 2'는 가로 303㎝, 세로 270㎝ 크기로 벽이 아닌 공중에 매달려 전시됐다. 관람자는 작품의 앞뒤를 구분하지 않고 둘러볼 수 있으며, 이는 하나의 면이 다른 면에 종속되지 않는 작가의 비고정적 형태 개념을 드러낸다.

작품 상단은 병뚜껑을 촘촘히 엮어 구성됐으며 한 면은 은빛 단색의 평면을 이루고 반대편은 흑색, 갈색, 황색, 적색이 어우러져 아프리카 대지를 연상시키는 색채 대비를 보여준다. 하단은 병뚜껑의 고리만을 연결해 만든 구조로 크고 작은 구멍이 형성돼 있으며, 이 사이로 빛과 공기가 통과하며 반투명한 직조 형태로 확장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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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아나추이는 1944년 가나 출생으로 가나 콰메 은크루마 과학기술대에서 미술을 공부했으며 1975년 나이지리아로 이주해 은수카 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작업을 이어왔다. 점토, 목재, 금속 등 다양한 재료를 탐구해왔으며 1990년대 후반 병뚜껑을 활용한 대형 설치 작업으로 국제적 명성을 얻었다.

2015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평생 공로 부문 황금사자상을 수상했고, 2023년 런던 테이트 모던에서 선보인 '비하인드 더 레드 문'으로 호평을 받았다. 같은 해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포함됐다.

작품은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현대미술관, 영국 테이트 모던, 파리 퐁피두 센터 등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다. 전시는 오는 4월 18일까지 진행된다.

사진=화이트 큐브

(더쎈뉴스 / The CEN News) 김선아 기자 press@mhn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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