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열린 대구 국회의원 연석회의를 마친 뒤 회의실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다투던 유력 후보 두 명이 동시에 잘려나간 데다, 장동혁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 발표 직전까지 ‘공정한 경선’을 약속했던 것과 상반된 결과가 나오면서 파장이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전날(22일)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대구시장 경선 진출자로 윤재옥·추경호·유영하·최은석 의원과 홍석준 전 의원, 이재만 전 동구청장 등 6명을 확정했다. 최다선(6선)인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김한구 전 달성군 새마을협의회 감사는 경선에서 배제됐다.
이번 공천안은 공관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의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위원장은 배제 사유에 대해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을 지켜왔고 또 지켜갈 분들”이라며 “대구시장이라는 단일 직위에 머물기보다, 국회와 국가 정치 전반에서 더 크게 쓰이는 것이 대한민국 전체를 위해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결고 특정인 배제가 아니라 오히려 배제되신 분들게 더 큰 역할을 요청드리는 책임 있는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같은 설명은 당사자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왔다. 주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공관위의 결정은 사실상 대구시장 선거 포기 선언”이라고 맹폭했다.
그는 “어떤 여론조사에서든 저와 이진숙 후보는 늘 1, 2위를 기록했다”며 “어떤 설명과 근거 없이 유력 후보를 잘라내는 방식은 폭거”라고 규정했다.
특히 주 의원은 장 대표가 공관위 발표 이전까지 대구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나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경선’을 약속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장 대표는 대구에 내려와 정상적인 경선을 약속했다. 이 약속이 물거품이 됐다”고 성토했다.
주 의원은 “이 부당한 컷오프에 대해 사법적 판단을 구하고 당내 자구 절차를 밟겠다”며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공관위 결정을 최종 확정하는 건 장 대표가 이끄는 최고위원회”라며 “이 기괴한 결정을 바로 잡아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위원장 역시 입장문을 내고 공관위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실시된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줄곧 압도적 1위를 기록해 왔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했다.
그러면서 “가장 유력한 후보를 경선에서 배제한 것은 시민의 뜻을 저버린 행위”라며 “6·3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공관위가 이번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대구시민과 함께 강력히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대구 수성구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
이번 컷오프 결정은 전날 장 대표가 약속한 공천 원칙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도 당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장 대표는 공관위 발표 이전 대구를 직접 방문해 지역 국회의원들과 면담하며 “대구의 여러 사정과 시민들의 의견을 모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고 약속했던 바 있다. 대구 지역 의원들과의 면담에서도 컷오프 없는 전원 경선 가능성이 유력하게 거론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공관위는 이 같은 흐름과 달리 유력 주자들을 동시에 배제하는 결정을 내렸다. 이 위원장은 “대표의 의견도 고려됐지만 모든 의견을 그대로 반영할 수는 없었다”며 공관위의 독자적 판단을 강조했으나, 당 대표의 약속과 공관위 결정 사이의 간극은 당 지도부의 신뢰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보수 진영 내에서도 이번 대구시장 공천에 대한 우려 섞인 분석이 나오고 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이번 컷오프를 두고 “윤석열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선언”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경호 의원은 내란중요임무종사자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며 “윤석열과 절연한다는 당이 그를 컷오프시키지 않고 윤석열과 장동혁 노선을 비판하는 6선 의원을 컷오프시킨 것은 윤석열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 없다”고 규정했다.
특히 그는 “본선 경쟁력이 가장 높은 후보를 배제하고 ‘윤 어게인’ 망령을 불러들임으로써, 민주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이 높은 김부겸 전 총리를 유리하게 만드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 대표는 더 나아가 “주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 시장 후보로 3파전에 뛰어들지도 모른다”며 “그렇게 되면 주 의원의 지역구(수성갑)에 한동훈 전 대표가 무소속으로 입후보하고 주 후보와 손을 잡아 극우파 심판 전선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고도 경고했다.
이 전 위원장의 경우에도 현역 의원이 시장 후보로 확정될 경우 빈 의석을 놓고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국민의힘은 확정된 6명을 대상으로 토론회와 예비경선을 거쳐 2명의 경선 후보를 선정한 뒤 본경선에서 최종 후보를 선출한다는 계획이다. 경선에 포함된 후보들은 공관위 결정을 수용하고 경쟁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유력 후보 두 명이 법적 대응까지 예고한 상황에서, 대구시장 공천을 둘러싼 당내 혼란은 당분간 수습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오세훈 서울시장, 박수민 의원, 윤희숙 전 혁신위원장 등 3명을 서울시장 경선 대상자로 확정 지었다.
< jungwon933@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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