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 시간) 48시간 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이란 최후통첩을 선언한 가운데, 미국이 이란과 평화회담에 대비한 논의도 시작했다고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라늄 농축 중단, 미사일 보유량 제한 등 이란에 요구할 6개 사항을 마련했다는 것. 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중동 내 미군기지 폐쇄 등 이란 측 요구사항에 회의적이어서 협상이 진행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합의까지는 난관이 예상된다.
22일 액시오스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 전쟁 국면을 대화로 전환하기 위한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논의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이며 집권 1기 때 백악관 선임고문을 지낸 재러드 쿠슈너와 백악관 중동특사인 스티브 윗코프가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앞서 이란과의 핵 협상 때도 논의를 주도했다.
미국은 △우라늄 농축 금지 △5년간 미사일 프로그램 중단 △나탄즈·포르도·이스파한 등 주요 핵시설 해체 △레바논 헤즈볼라 등 역내 친이란 무장단체 지원 금지 △핵무기 개발 관련 장비에 대한 외부 감시 △미사일 보유량 1000발 이하로 제한 등 총 6개의 조건을 내걸었다. 또 미국은 이란에서 실질적 협상 권한을 가진 인물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온건, 협상파로 알려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의 경우 실권이 없는 ‘메신저’로 보고, 결정권을 쥔 핵심 인사들과 연락하는 방법을 파악 중이다.
미국은 이란과 직접 접촉하기보다 이집트, 카타르, 영국 등 중재국을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의 가자전쟁 휴전을 이끌어내는데 기여했던 카타르의 중재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카타르는 막후에서 도울 의향은 밝혔지만, 공식 중재국 역할은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카타르는 이란의 공격으로 핵심 산업 시설인 액화천연가스(LNG) 관련 인프라가 큰 타격을 받았다.
이란이 카타르 등을 통해 밝혀온 협상 조건도 만만치 않다. 22일 이란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배상금 지급 △중동 내 미군기지 폐쇄 △전쟁 재발 방지 보장 △모든 전선에서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새로운 법적 체계 수립 △반이란 활동 가담 언론인에 대한 기소 및 송환 등 6개 조건을 내걸었다.
미국은 전반적으로 이란 측 조건에 부정적이지만, 배상금과 관련해선 타협의 여지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미국 내 이란 관련 동결 자산을 이란에 반환하고, 이란이 이를 배상금으로 간주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액시오스에 전했다.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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