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구 칼럼니스트]
“전북·전주는 전남·광주와 달라요!”
전주·완주 통합이 갈 길을 잃고 오리무중에 빠지자 전남·광주 출신 지식인들이 한숨을 쉬며 하는 말이다.
전남·광주가 일사천리로 행정통합을 이뤄나가는 데 비해 전북·전주는 완주와 통합 논의를 마무리 짓지 못하는 데 따라 걱정으로 하는 말이다.
무엇이 다르고 왜 다를까? 앞으로 전북·전주와 전남·광주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여러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근대를 지나오면서 두 지역의 역사문화가 달라지고 그로 인해 지역발전의 격차도 커지고 있다. 전남·광주는 고비마다 일치단결된 모습으로 지역발전의 추동력을 확대 재생산했다. 그러나 전북·전주는 고비마다 각기 분산된 모습으로 지역발전의 추동력을 지속적으로 상실해야만 했다.
우선 전남·광주가 행정통합에 이르는 과정을 살펴보자. 2025년 8월 전남·광주는 광주·전남 특별지방자치단체 추진을 선포함으로써 통합 가능성을 확대했다.
8월 27일 공동 협약을 정하고 추진단을 구성했다. 또한 운영·재정·규약 등을 준비하는 등 초기 합의 기반을 구축했다.
전라남도는 지난 1월 30일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대한 의견 청취의 건’을 도의회에 제출했고, 도의회는 이를 찬성으로 표결해 통합 추진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와 때를 같이해 광주시의회도 통합 의견 청취에 찬성 의결함으로써, 전남·광주 양 시·도의 지방의회 의견 청취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드디어 3월 1일 통합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해 법적 근거를 확보했다. 6월 3일 통합특별시장 등을 선출하고 7월 1일 통합특별시가 출범하게 된다.
다음으로 전주·완주 행정통합 논의 과정을 살펴본다. 광주가 1986년 11월 직할시로 승격된 반면에 전주는 기초자치단체에 머물러야 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997년 제1차 전주·완주 통합을 추진했다. 그러나 군민의 찬성 여론에도 불구하고 군의회가 반대했다.
2009년 11월 제2차, 2013년 6월 제3차 통합을 시도했으나 소위 3대 폭탄설로 무산됐다. 2024년 6월 완주군민 6,152명의 서명을 받아 통합을 건의했으나 아직까지 행정안전부로부터 권고가 없는 등 오리무중이다.
▲이춘구 칼럼니스트(前 KBS 모스크바 특파원) |
전남·광주는 하는 데 전북·전주는 왜 못할까?
전남·광주는 지역발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에 대해서 작은 이익이나 견해 차이를 뒤로 하고 우선적으로 단결한다.
정치권이 앞장서서 결단을 내리고 시민이 이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전북·전주는 작은 이익을 지키기 위해 반대 명분을 과대하게 내세우고 있다. 정치권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시민은 이를 수수방관하고 있다.
이렇게 두 지역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오래된 역사 문화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다. 전남·광주는 집요하게 지역을 지켜내려고 하는 데 비해 전북·전주는 아전문화 등 그릇된 역사 문화가 도사리고 있는 것이 문제이다.
전북·전주는 대한민국 민주화의 원천인 1894년 동학혁명의 중심지이다.
그러나 헌법 전문에 동학혁명정신을 포함하자는 전북·전주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개헌을 추진한다면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 계승은 헌법 전문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정부가 개헌에 관심을 갖고 진척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여기서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넣는다는 건 야당도 맨날 하던 말이지 않느냐?”면서 “국민도 반대하지 않으실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북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전북 삼중차별론은 일정 부분 전북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전북이 전남처럼 일치단결하지 않고 눈 앞의 소집단이기주의에 매몰돼 시대적 흐름을 놓치고 있기 때문이다.
주권자인 전북 도민이 두 눈을 부릅뜨면 이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전북 도민이 똑똑하면 전남처럼 행정통합시대를 이끌고 번영의 길을 열어갈 것이다.
특히 동학혁명의 발화지이자 종착지인 완주 군민의 각성이 요구되는 바이다.
전북·전주가 전남·광주보다 더 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북·전주는 전남·광주와 달라요!”라는 소리가 전북 찬가로 바뀌기를 바란다.
[이춘구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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