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신에 대한 특검 수사를 지휘한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의 사망을 조롱했다. UPI연합뉴스 |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대선 캠프와 러시아 간의 선거 유착 의혹을 조사했던 뮬러 전 FBI 국장의 사망 소식에 "잘됐다, 그가 죽어서 기쁘다"는 글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정부 시절 뮬러 전 국장의 특검 수사를 '마녀사냥'으로 규정하면서 강하게 반발했는데, 그의 사망에 반색을 표한 것이다.
그러나 해당 발언은 야당인 민주당은 물론이고, 여당인 공화당으로부터도 비판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기독교적이지 않은 행동이며, 잘못된 발언"이라며 "전혀 필요 없는 발언이었다. 사람들은 이런 모습을 싫어한다"고 지적했다. 하원 법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전형적으로 저열하고, 예측할 수 있는 언사"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고인에 대해 조롱 글을 올린 것은 이전에도 있었다. 그는 지난해 12월 아들에게 살해당한 영화감독 롭 라이너 부부에 대해 '롭 라이너가 다른 사람들에게 분노를 유발했기 때문'이란 취지의 조롱 글을 올려 전방위적으로 비난을 받았다.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AP연합뉴스 |
다른 전직 대통령들은 뮬러 전 국장의 공직자로서의 삶을 기리는 추모 메시지를 내놨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뮬러 전 국장에 대해 "평생 공직에 헌신한 인물"이라며 2001년 9·11 테러 이후 FBI를 이끌며 추가 테러를 막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법치에 대한 헌신과 핵심 가치에 대한 확고한 신념으로 가장 존경받는 공직자 중 한 명이었다"고 했다.
베트남전 참전용사이자 퍼플하트 훈장 수훈자인 뮬러 전 국장은 지난 2001년부터 12년간 FBI를 이끌었다. 그러다 지난 2017년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게이트' 특별검사로 임명되며 공직에 복귀했다. 뮬러 전 국장은 22개월간의 수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과 러시아 정보 요원 등을 기소해 유죄 평결을 끌어내는 등 성과를 냈다. 뮬러 전 국장의 유족은 21일 성명을 내고 그가 전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망 장소와 이유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그는 파킨슨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뮬러 전 국장은 재임 중이었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형사 기소를 하지 않았지만, 명확하게 무혐의를 인정하지도 않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대해 반복적으로 사기라고 주장해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뮬러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고 평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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