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BTS 컴백 라이브: 아리랑’ 컴백 공연을 하고 있다. 뉴스1 |
서울의 대표 명소 광화문 야경을 배경으로 울려 퍼진 BTS의 노래와 최첨단 무대 장치가 권위적이고 정치적인 색채가 짙었던 광장을 순식간에 글로벌 문화의 용광로로 바꿔놓은 가운데, 도심 한복판에서도 대규모 축제가 안전하게 치러질 수 있음을 입증했다는 평가와 화려한 조명 뒤에 가려진 현실적인 과제들에 대한 지적이 엇갈린다.
이번 공연은 광화문광장의 정체성을 재정의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역사적 기점이 될 전망이다. 그동안 광화문은 정치 진영 논리의 충돌과 집회 소음으로 시민들에게 휴식보다는 피로감을 주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이번 BTS 공연은 팬클럽 아미(ARMY)를 비롯한 대규모 인파를 결집시키며 광장을 화합의 장으로 변모시켰다. BTS 멤버 슈가가 무대 위에서 경찰과 서울시에 감사를 표한 장면은 민관 협력의 상징적인 모습도 남는다.
다만, 축제의 열기가 식은 뒤 들려오는 현장의 목소리는 마냥 장밋빛은 아니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점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관람객 수다. 당초 경찰은 최대 26만명의 인파가 운집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제 주최 측 추산 인원은 10만4000명 수준에 그쳤다.
지난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전날 열린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BTS 컴백 라이브 : 아리랑’ 공연 무대 철거작업이 진행되는 가운데 관광객들이 이를 배경으로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시스 |
전 세계적인 팬덤을 보유한 BTS의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예상치의 절반에도 못 미친 것은 역설적으로 도심 교통 통제와 안전을 위한 구획 제한이 관람객의 접근성을 가로막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도심 광장의 특성상, 폭발적인 관객 수요를 온전히 받아내기에는 공간적 수용력과 운영 효율성 측면에서 명확한 임계점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인근 상인들 불만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세종대로 일대가 공연 전날 밤부터 통제되면서 식당가와 업무지구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고, 대규모 인파가 몰렸음에도 정작 인근 골목 상권으로의 소비 낙수효과는 미미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광화문광장이 명실상부한 ‘K-컬처’의 메카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이벤트마다 반복되는 교통 대란과 소음 민원을 관리할 상시적인 운영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현재처럼 대형 공연이 열릴 때마다 임시방편으로 도로를 전면 통제하고 수천명의 행정 인력을 동원하는 방식은 막대한 비용과 사회적 피로감을 유발해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이 진행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관계자들이 지난 22일 무대를 정리하고 있다. 뉴스1 |
이번 BTS 공연을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표준 매뉴얼’로 삼으려면, 도심 기능 마비를 최소화하는 스마트 교통 제어 시스템 도입과 인근 상권과의 상생 모델 정립 등 더욱 정교한 기획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는 광화문이 가진 공간적 임계점을 운영의 묘미로 극복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결국 광화문광장이 일회성 이벤트의 장을 넘어 진정한 ‘K-컬처’의 메카로 진화할 수 있을지는, 이번 BTS 공연에서 얻은 운영 데이터를 얼마나 현실적인 제도로 정착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권력의 목소리가 지배하던 공간을 대중문화의 함성으로 채우는 상징적 변화를 넘어 도심의 기능과 시민의 일상적 휴식권이 공존할 수 있는 정교한 설계가 광화문의 새로운 미래를 결정할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컴백 공연을 계기로 서울 광화문과 명동 일대 유통가가 특수를 누리고 있는 지난 22일 명동거리에 BTS와 팬클럽 아미를 환영하는 메시지 영상이 미디어 폴을 통해 송출되고 있다. 뉴시스 |
서울시는 이번 공연이 서울시와 대한민국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K-POP’과 ‘K-컬처’ 파워를 다시 확인하고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의 매력을 전 세계에 대대적으로 알리는 기회가 된 동시에 관계 기관의 선제적인 점검·조치와 유기적인 협력으로 이번 행사와 관련한 안전사고는 0건이었다는 설명도 더했다. 공연 당일부터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약 40t으로 추정된다고 시는 밝혔다. 화장실 청소와 안내 인력 162명도 투입됐다.
시는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등 서울 명소를 중심으로 전 세계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 분위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장에서 헌신해 준 모든 공직자와 질서 있고 성숙한 관람 문화를 보여준 시민과 ‘아미(BTS 팬)’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공연은 아티스트 컴백 무대를 넘어 서울과 대한민국의 문화적 역량과 도시 경쟁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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