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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00원 vs 3000원…이모티콘에 숨겨진 빅테크의 9조원 통행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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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앱결제 뭐길래]㊤생태계 교란하는 인앱결제 수수료
신규 정책 내놓은 구글, 실질 인하폭 5%포인트 그쳐
대형 게임사와 중소게임사, 점점 더 심해지는 양극화


최근 구글이 인앱결제 수수료 인하안을 발표한 가운데 ICT업계에서는 의미있는 변화라는 평가와 함께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동안 이어져 온 글로벌 빅테크의 수수료 논란을 살펴보고 개선 과제를 살펴본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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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카카오톡 앱에서 3800원에 구매한 이모티콘이 PC 버전에서는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무려 27%나 비싼 가격표가 붙은 배경에는 구글과 애플이 징수하는 '인앱결제 수수료'가 있었다.

인앱결제란 앱 내에서 유료 콘텐츠를 구매할 때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의 자체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는 방식을 말한다. 구글과 애플은 앱마켓 운영·보안·결제 인프라 제공 등을 이유로 매출의 최대 30%를 수수료로 떼어간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시장 지배력을 바탕으로 인앱결제를 사실상 강제해왔다.

구글·애플, 앉아서 수조원 '꿀꺽'

이러한 '빅테크 통행세'에 가장 신음하는 곳은 게임업계다. 매출 대부분이 이용자의 아이템 구매에서 발생하는 게임 산업 특성상 플랫폼이 떼가는 수수료가 실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게임산업협회와 한국콘텐츠진흥원 등에 따르면 국내 게임사들이 지난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구글과 애플에 지급한 인앱결제 수수료는 약 9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게임 매출의 59.3%(약 13조6000억원, 2023년 기준)가 모바일에서 발생하는 상황에서, 매출의 30%가 빅테크로 빠져나가는 구조는 개발사의 인력 충원과 신작 투자를 가로막는 생태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인앱 금지법'으로 제동걸었지만

한국은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을 도입하며 빅테크의 행보에 제동을 걸었지만 현장의 체감효과는 미미했다. 구글과 애플이 외부 결제를 이용하는 입점사들의 마켓 내 노출을 제한하거나 업데이트를 막는 등 교묘한 방식으로 보복 행위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해외에서도 글로벌 빅테크의 횡포는 마찬가지다. 에픽게임즈가 2020년 구글의 수수료 정책에 반발해 자체 결제 수단을 도입하자 구글은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를 플레이스토어에서 퇴출했다. 이에 에픽게임즈는 구글이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했다며 반독점 소송을 제기해 5년간의 긴 법정공방을 벌였다.

미국 법원이 구글의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린 뒤 양측이 합의해 일단락됐지만, 플랫폼 권력에 균열을 내기에는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수수료 낮춘 구글, 알고보니 '조삼모사'

이 소송은 글로벌 앱마켓의 수수료 구조를 전 세계적으로 공론화하는 계기가 됐다. 논란이 거세지자 구글은 최근 수수료를 기존 30%에서 20%로 낮추는 신규 정책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눈가림식 기만'이라는 냉소적인 반응이 여전하다.

이유는 새롭게 도입되는 '구글 결제 수수료'에 있다. 겉보기엔 기본 수수료는 기존 대비 10%포인트 낮아졌지만, 약 5% 수준의 구글 결제 수수료를 추가로 부과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기업이 부담하는 실질 수수료는 25% 내외로, 실제 인하 폭은 5%포인트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게다가 한국은 다른 글로벌 국가들보다 수수료율 인하 적용 시기가 늦다. 신규 정책은 오는 6월 유럽경제지역(EEA)과 영국, 미국에 우선 도입되고, 9월 호주로 확대된다. 한국과 일본에는 12월 적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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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극화하는 시장…한숨 쉬는 중소 개발사

구글의 정책 변화에 따른 수혜도 양극화될 조짐이다. 증권가에서는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넷마블, 카카오게임즈, 컴투스 등을 꼽는다. 모바일 비중이 높은 넷마블의 경우 그동안 인앱결제 수수료로 지불했던 비용이 상당했다. 미래에셋증권은 넷마블의 지급수수료 절감액이 2026년 300억원, 2027년 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중소 개발사들에게는 남의 얘기일 뿐이다. 매출 자체가 적어 수수료 인하의 체감효과가 크지 않을 뿐더러 자체 결제 시스템 구축은 엄두도 내기 힘들고, 외부결제를 이용하려 해도 비용 부담으로 결국 빅테크의 결제시스템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황성희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높은 수수료 구조는 중소 게임사들에게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외부 결제 이용시 결제대행(PG) 구축 비용이 발생해 중소 개발사 입장에서는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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