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지난 19일 백악관 내 자동 서명기가 대신 걸려 있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사진을 보고 웃고 있다. 출처=백악관 유튜브 계정 갈무리
백악관 내 ‘대통령 명예의 거리(The Presidential Walk of Fame)’에 설치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의 초상화대신 서명을 찍어내는 오토펜 사진이 대신 걸려있고 아래에 바이든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내용으로 적힌 명판들이 설치돼 있다. 출처=백악관 유튜브 계정 갈무리 |
[파이낸셜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방문한 백악관에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오토펜' 사진을 본 뒤 크게 웃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23일 백악관이 유튜브 계정에 공개한 영상을 보면 다카이치 총리는 역대 미국 대통령 사진들이 나란히 걸려 있는 백악관 내 공간에서 집권 1기 때인 제45대 트럼프 대통령 사진을 마주하고는 감탄하는 듯한 표정을 지은 뒤 두 손을 들어 보인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 사진 바로 옆에 걸려 있는 이른바 '오토펜'(자동 서명기)사진을 보자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폭소를 터뜨렸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대통령 명예의 거리'를 만들면서 트럼프 대통령 사진 사이에 바이든 전 대통령 초상 사진이 아닌 오토펜 사진을 걸었다.
이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꾸준히 제기해 온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인지력 저하 의혹을 부각하는 한편 바이든 전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난하려는 취지에서 건 것으로 분석됐다.
백악관이 다카이치 총리가 오토펜 사진을 보며 웃는 모습을 굳이 공개한 것도 이러한 의도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에서 잇따라 기소돼 당선 전까지 재판을 받는 등 ‘사법 리스크’에 시달린 트럼프 입장에선 개인적인 복수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영상은 백악관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된 뒤 SNS를 통해 빠르게 공유됐다. 트럼프 지지층은 "전 세계가 조 바이든을 비웃었다"는 등의 문구와 함께 영상을 퍼트리고 있으나 전직 국가수반에 대한 결례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고 21일 귀국했다.
일본 주요 언론은 22일까지 이 영상을 거의 다루지 않았지만, 일부 야당 정치인은 공개적으로 다카이치 총리 행동을 비판했다.
입헌민주당 고니시 히로유키 의원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생각지도 않게 눈을 의심했다"며 "적어도 보고도 못 본 척할 수 없었을까. 미국의 모든 국민에게 매우 죄송하다"고 밝혔다.
같은 당 카바사와 요헤이 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무엇이든 하다니, 인간적으로 한심하다"라고 지적했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의식한 과도한 아첨 외교”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본의 한 누리꾼은 "바이든 전 대통령 전시물에 대한 태도는 절대로 간과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려는 아첨 외교를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저급한 의도를 알고 있었을 텐데, 다카이치 총리는 바이든 전 대통령 조롱에 동조하며 맞장구쳤다", "너무 끔찍해서 처음에는 AI로 만든 영상인 줄 알았다"는 등의 의견을 내놨다.
다만 백악관과 일본 정부는 이와 관련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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