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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마련 이생엔 글렀나요?’…‘포모’ 왔다면 ‘이것’부터 챙기세요[올앳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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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누적 상승률이 역대 최고치인 8.71%(주간 단위)였습니다. 청년층과 신혼부부는 특별공급 청약도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30대 비혼들의 고민은 깊어갑니다. 이제라도 아파트를 사야 할까요.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과 정지영 아임해피공인중개사 대표에게 22일 물어봤습니다.


Q. 저는 서울 마포구 공덕동 오피스텔에 전세로 살면서 광화문으로 출퇴근하는 30대 여성 직장인입니다. 원룸살이 6년, 아파트 매매를 시도하려고 보니 집값이 너무 비쌉니다.

결혼하고 집을 산 친구들은 최근 집값이 몇억씩 올랐다고 하는데, 마음이 너무 조급해져요. 특히 저는 결혼 계획이 아직 없어서 신혼부부를 위한 대출이나 특별공급, 임대주택 혜택도 대상이 아닙니다.

저도 아파트를 살 수 있을까요? 실거주가 목적인데 아파트 말고 빌라를 사는 것도 괜찮을까요? 현재 연소득은 5000만원쯤 되고 부모님의 지원은 기대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지영 아임해피공인중개사 대표

경향신문

정지영 아임해피공인중개사 대표. 정 대표 제공


A : 제게 상담을 오시는 싱글 여성 고객 중에도 오피스텔에 사는 분들이 많은데요. 저는 항상 ‘내 집 마련에 진심이라면 오피스텔에 살지 마세요’라고 얘기합니다. 오피스텔은 대개 역세권 최상의 입지에 있고 생활도 편리하다 보니 눈이 높아져 집 고민에 소극적으로 되는 경우를 많이 봤거든요. 지금 살고 계신 곳처럼 입지가 좋은 곳에 살고자 하면 주택을 매수하기 어렵습니다.

우선 자금 사정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무주택자이고 생애최초 주택 구매라면 정책 대출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주택 가격에 따른 대출 제한(LTV·주택담보대출비율)이 규제지역에서도 70%로 넉넉한 편인데요. 연소득이 5000만원이라면 보금자리론을 이용할 경우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적용했을 때 대략 3억5000만원 전후의 금액이 대출 가능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조달 가능한 현금이 1억원이라면 4억원 전후의 주택을, 2억원이라면 5~6억원짜리 주택을 매수하는 게 가능하겠죠.

이 방식으로 집을 사려면 월급의 150만원 정도는 매달 대출금 상환에 들어가게 됩니다. 감당할 만한지 스스로 질문해 보세요. 30대라면 해가 갈수록 오를 수 있다는 점도 꼭 계산에 넣으시면 좋겠습니다.

다음으로 지역을 알아보겠습니다. 실거주 목적의 매수이니 통근 시간이 1시간을 넘는 곳은 제외하세요. 1시간 이내라면 경기도에서부터 시작하시는 것도 추천합니다. 서울 광화문으로 출근하신다면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에 가보시면 좋겠어요.

서울이라면 외곽으로 가야 합니다. 드물지만 아직도 6억원을 갓 넘긴 아파트가 있긴 합니다. 서울 노원‧강북‧중랑구 등입니다. ‘마포에서 살다가 노원까지?’ 이런 생각을 하신다면 내 집 마련은 어렵다는 걸 꼭 기억하세요.

경향신문

지난 17일 서울 남산에서 내려다본 서울 아파트 단지들. 김창길 기자


민간청약은 분양가가 너무 높아 질문자님 상황에선 어려울 것 같습니다. 공공분양도 비혼 1인 가구에는 아주 불리한 게 현실입니다.

빌라는 반드시 경매로만 사실 것을 권합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경매시장에 내년까지는 빌라 매물이 시장에 꽤 있습니다. ‘여기 평생 살아야 한다’라는 생각보다는 ‘이게 시작이다’라는 자세라면 도전하실만한데, ‘싸게’ 사는 게 중요합니다.

점찍어둔 동네를 많이 돌아다녀 보세요. 공인중개사무소를 두드릴 땐 절대 “여기 많이 오를까요?” 부터 묻지 마세요. 중요한 건 시황보다 질문자님 상황이니까요. “제가 집을 살 수 있을까요?” 하고 솔직하게 물어보세요. 현재 사정을 최대한 상세하게 얘기하시고요.

마지막으로 너무 서두르지 마시고 찬찬히 준비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가 사회에 나오기 위해서도 10년 넘게 학교에 다니고 공부를 하면서 준비하잖아요. 지금부터 고민을 시작하시면 기회는 계속 옵니다. 다만 사전에 준비가 안 돼 있으면 기회를 알아볼 수 없을 뿐이죠.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

경향신문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이 지난 13일 서울 중구 KB자산관리 자문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최미랑 기자


A : 전통적으론 대출을 최대한 받아서 ‘레버리지’로 집을 사는 게 자산을 불리는 방법이었지요. 그런데 지금의 세상엔 이것만 정답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질문자님이 살아갈 세상에선 ‘내수’ 시장인 부동산만큼이나 ‘글로벌’ 금융시장을 이해하는 게 중요할 수 있어요.

혹시 작게라도 주식 투자 같은 것을 해보셨나요? 지금 모아둔 돈이 너무 적다면 급하게 집을 사기보다 금융 투자에 먼저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을 수도 있습니다. 아직 젊은 나이니까 투자와 관련해 자신의 성향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거든요. ‘나는 부동산형인가, 주식형인가’를 알아두면 평생의 자산이 됩니다.

예를 들어 3년 정도로 기간을 정하고 주식 투자를 해 보면서 지식도 늘리고 자기 성향도 파악하는 게 하나의 방법입니다. 해봤더니 주식 때문에 본업을 못 할 정도로 멘탈이 흔들리거나 실적이 나쁘면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실적이 만족스럽다면 투자로 번 돈을 집을 사는 데 보태면 좋겠지요.

서울 집값이 많이 올라 불안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혹시라도 조급증 때문에 무리한 결정을 하지는 않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의 주택시장은 점점 더 금융시장을 닮아가서 변동성이 매우 크고, 우리가 예측하지 못한 위기도 주기적으로 찾아오거든요. 혹시나 자신을 ‘새가슴’ 또는 ‘유리멘탈’이라고 여긴다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월 상환액은 월급의 30% 선에서 보수적으로 설계하는 게 좋습니다.

당장은 가정을 꾸릴 계획이 없다고 하셨지만, 청약은 계속하면 좋겠습니다. 정부에서 공공분양을 늘리고 있거든요. ‘살림집’으로 쓰기 좋은 전용면적 40㎡(17평형) 초과 아파트를 당첨받고 싶다면 매달 25만원씩 넣는게 좋습니다. 납입횟수가 아니라 납입금액으로 당첨자를 가리기 때문입니다.

오피스텔을 경매로 저렴하게 낙찰받는 것도 ‘주거 사다리’로는 고려해 볼 만 합니다. 다만 반드시 300세대 이상만 보세요. 소규모 오피스텔은 원할 때 팔 수 없으면 곤란합니다. 또 오피스텔을 보유하면 청약 때 주택 수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자산에는 포함되므로 공공분양에선 불리할 수 있습니다. 빌라도 재개발 예정지역에서 사업시행인가나 관리처분인가가 이미 난 곳은 고려할 만합니다.

마지막으로, 인생이 생각보다 길다는 점을 기억하세요. 내게 맞는 목표를 세우고 차근차근 가면 됩니다.

최미랑 기자 r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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