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국영방송은 21일(현지시간) 늦은 오후 “핵시설이 운영되는 이스라엘 디모나시에 미사일 공격을 가했다”며 “이란 나탄즈 핵 단지 피격에 대한 보복 차원”이라고 보도했다.
끝모를 타격전에도… 트럼프 “이란 끝장났다” 20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유명 ‘성지’ 바위의 돔 사원 인근 구시가지가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기자들과 질의응답하는 모습.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상대방을 초토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하지는 않는다. 군사적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끝장났다”고 강조했다. 예루살렘·워싱턴=AFP·EPA연합뉴스 |
영국 BBC는 디모나 공습으로 주민 40명이 다쳐 치료 중이며, 37명은 부상이 경미하지만 10세 소년 등 일부는 중태라고 전했다. 디모나 인근 아라드에서도 공습으로 57명이 다쳤다.
디모나에 위치한 시몬 페레스 네게브 핵 연구소는 이스라엘의 비밀 핵무기고로 알려져 있다. 지난 60년간 이스라엘이 이곳에서 핵무기를 개발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고, 국제사회의 전략적 묵인 속에 이스라엘은 중동에서 유일한 비공식 핵보유국이 됐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디모나에 발사체가 떨어졌다는 보고가 있지만 핵연구소의 피해 징후는 접수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소방당국은 “요격 미사일이 발사됐으나 요격에 실패해 수백㎏ 무게의 탄두를 탑재한 미사일이 두 차례 떨어졌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요격 실패 경위를 조사 중이다.
이날 오전에는 이란의 나탄즈 핵단지가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공영방송 칸은 “미군의 작전이었다”면서 “지하 깊숙한 곳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벙커버스터가 사용됐다”고 전했다. 이란 당국은 이 공격이 핵확산금지조약과 국제법을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라고 비난하면서도 “방사성물질 누출은 보고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나탄즈 핵시설은 지난 1일에도 공격을 받았다.
지난 17일에는 이란 남부 부셰르 원전이 피격됐다. 레자 나자피 유엔 및 기타 국제기구 대사는 “원자로 옆 200m 지점에도 폭탄이 떨어졌다”면서 “의도적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핵시설 주변에는 최대한의 군사적 자제가 필요하다”고 강력 촉구했다.
이란이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방식의 대응에서 나아가 “더 큰 보복”을 하겠다고 경고한 가운데, 이란의 미사일 위협은 전보다 확대되고 있다.
이란은 20일 오전 인도양 디에고가르시아섬 미국·영국 공동 군사기지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발사된 2개의 미사일 중 1발은 목표물에 다다르지 못했고, 나머지 1발은 요격됐다. 이번 공격은 영국 정부가 이 기지를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하기 몇 시간 전에 진행돼 경고성으로 해석됐다.
더욱 주목되는 점은 해당 미사일의 사거리였다. 디에고가르시아 기지는 이란 본토에서 약 4000㎞ 떨어져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이란에서 사거리 4000㎞에 달하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확인된 것은 최초”라고 전했고, 블룸버그 통신은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이 이란 공격 범위에 포함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공개한 사진 속 지난 2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미국 함대를 향해 발사한 미사일이 날아오르는 모습. AFP연합뉴스 |
서방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사찰해야 한다고 줄곧 압박했으나, 이란은 자체적으로 미사일 사거리를 2000㎞로 제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날 공격으로 이란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란은 자국의 미사일 투사 능력을 과시하고 중동 밖 미군 기지와 자산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렸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본격적으로 참전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전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베튈 도안 아카스 튀르키예 앙카라대 교수는 “후티 반군은 역내 선박 운항을 방해하고, 에너지 기반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며 “이들은 이번 전쟁에서 가장 예측 불가능한 존재”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한편 22일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아랍에미리트(UAE) 샤르자 인근 15해리(약 28㎞) 거리 근해에서 화물선이 발사체를 맞아 폭발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UKMTO는 피해 선박과 가까운 곳에서 이 발사체가 날아왔다면서 선원은 모두 무사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전했다. 발사체의 종류가 확인되진 않았으나 이란군의 고속단정이 배에 접근해 중화기로 타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UAE 당국은 피해 선박을 조사 중이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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