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1일 방탄소년단 컴백 공연이 열린 서울 광화문 일대의 인파를 관리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
22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열린 BTS 컴백 무대에는 경찰 6700여명, 공무원·공무직 2054명, 한국관광공사·서울교통공사 등 비공무원 1379명, 소방 803명이 동원됐다. 공공부문에서만 1만명이 넘는 인력을 투입했다. 행사 주최 측인 하이브가 고용한 민간 경비 인력(4800여명)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대규모 행사에서 국가 기관이 안전관리는 담당해야 하지만 동원 인력에 대한 비용은 전액 ‘세금’으로 지출되는 게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가장 많은 인원을 투입한 경찰의 경우 인건비는 동원 시간만큼 수당으로 지급한다. 이날 투입한 경찰인력 중 일부는 새벽 5시부터 밤 10시 넘어서까지 광화문 인근 현장에서 근무했다. 근무시간과 계급별 차이(시간당 1만 1000~1만 5000원)를 고려하더라도 1인당 최소 15만원으로 추산하면 경찰 인건비로만 10억원이 넘는 돈이 소요될 전망이다.
서울시와 자치구 공무원 2054명의 상황도 비슷하다. 2026년 공무원 시간외근무수당 기준을 적용해 가장 낮은 단가인 9급 10호봉 공무원이 당일 최대 인정 시간(8시간)을 근무했다고 가정해도 인건비만 약 1억 8000만원에 달한다. 현장에는 이보다 직급이 높은 공무원이 다수 포함돼 있어 실제 지급액은 이보다 많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수당 체계가 다른 소방 인력과 비공무원 인력 2182명의 비용, 수백 대의 경찰차·소방차 장비 운용 비용 등 ‘숨은 비용’까지 모두 합산할 경우 이번 공연 한 번에 투입된 전체 공공 예산은 훨씬 불어날 전망이다.
현장 인력의 과부하는 결국 시민들의 ‘안전 공백’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천 명의 경찰·소방 인력이 광화문 한 곳에 집중되면서 같은 시간 서울 전역의 민생 치안과 긴급 사건·사고 대응 능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어서다.
공직 사회 내부의 불만도 들끓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지역본부는 공연 전날인 20일 성명을 내고 “민간 기업의 수익 사업에 공무원 인력으로 공백을 메우는 방식은 명백한 행정력 남용이자 노동을 소모품으로 취급하는 행태”라고 규탄했다.
BTS 공연 앞두고 보라색으로 물든 광화문(사진=연합뉴스) |
전문가들은 하이브가 ‘무료 공연’을 내세웠지만 주가 상승과 홍보 효과 등 막대한 유무형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적 자원 투입이 지나치게 편중됐다고 지적했다.
이훈 조선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번 공연은 기본적으로 하이브가 주최한 ‘영리’ 행사”라며 “수익자가 그 비용을 부담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현재 우리나라는 민간 주최자에게 경비 비용을 청구할 법적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영국의 경우 ‘특별경찰서비스(SPS)’ 제도를 운용하며 다중밀집 행사에 투입된 경찰 인건비를 주최측에 청구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근거를 두고 있다.
임준대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이태원 참사 이후 안전 관리에 대한 경찰의 책임이 강조되면서 대규모 행사에 막대한 경찰력이 투입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공권력 배치의 적정성과 비용 분담 문제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