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2019년 5월 29일(현지시간) 워싱턴 법무부 청사에서 2016년 대선 러시아 개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러시아 간 유착 의혹을 조사한 로버트 뮬러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별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사망에 대해 “잘됐다”고 반응했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뮬러 전 국장은 전날 향년 82세로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사망했다.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고인은 2021년 파킨슨병(도파민 신경세포가 감소하는 신경퇴행성 질환) 진단을 받고 노인 요양 시설에서 지내고 있었다.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난 그는 아이비리그인 프린스턴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1968년 베트남전에 참전했다. 전역 후 아내 앤 뮬러는 “당신은 공공 정의를 수호하는 일을 할 때 가장 빛날 사람”이라며 법조인을 진로로 추천했고, 고인은 버지니아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 30여 년간 검사, FBI 국장, 특검으로서 사정기관에서 일해왔으며, 꼼꼼하고 치밀한 수사로 범인을 대부분 체포한 것으로 명성이 높았다.
FBI 국장으로 취임해 조지 W 부시부터 버락 오바마 전 정권까지 12년간 재임했다. 2001년 9·11 테러 일주일 전 출범한 ‘뮬러호 FBI’는 테러 동조자를 체포하기 위한 적극 수사를 했다는 평가와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무단수집했다는 지적을 동시에 받는다. 당시 FBI는 미 중앙정보국(CIA)이 전쟁 포로를 학대했다는 문서를 정부에 보고하며 정부 내 다른 기관을 겨냥하는 이례적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조직 구조와 문화를 개혁하면서 FBI를 국가 안보와 시민의 자유를 동시에 지키는 21세기형 정보기관으로 탈바꿈시키는 데 노력한 인물”이라고 고인을 평가했다.
뮬러 전 국장은 트럼프 행정부 1기였던 2017년 5월 ‘러시아 게이트’ 특별검사로 임명됐다. 22개월간 수사를 진행한 뮬러 특검팀은 러시아 측이 트럼프 당시 후보의 대선 승리를 위해 온·오프라인 여론 조작과 힐러리 클린턴 캠프 정보 해킹 등을 조직적으로 저질렀으며, 트럼프 캠프는 이 행위를 부추겼다고 결론지었다.
특검팀 수사로 폴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을 비롯해 마이클 플린 전 국가안보보좌관, 트럼프 개인 변호사 마이클 코언 등 34명이 기소됐다. 다만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혐의는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지지자들은 뮬러 전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수사했다는 이유로 그를 표적 삼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뮬러 특검이 ‘마녀사냥’을 위해 민주당 성향의 변호사들을 고용했다고 주장하자, 뮬러 전 국장이 이를 반박하며 두 사람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고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잘됐다. 그가 죽어서 기쁘다”며 “이제 그는 더는 무고한 사람들을 해칠 수 없다”고 적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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