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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4000㎞ 미사일에 놀란 영국… “그래도 참전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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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양 英 공군 기지, 이란군 타격 목표 돼
美에 기지 이용권 내준 데 따른 보복인 듯
외교장관 “이란 겨냥 공격엔 관여 않을 것”
이란이 인도양에 있는 영국 공군 기지를 표적 삼아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뒤 영국이 극심한 충격을 받고 놀란 모습이다. 비록 영국군의 피해는 없었으나 사거리가 4000㎞에 달하는 IRBM을 이란이 보유하고 있다는 점은 미처 몰랐기 때문이다. 대(對)이란 전쟁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박이 여전하지만 그래도 영국은 공격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세계일보

이베트 쿠퍼 영국 외교부 장관이 21일(현지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영국이 이란에 대한 미국 주도의 군사 행동에 가담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방송 화면 캡처


21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따르면 이베트 쿠퍼 영국 외교부 장관은 이날 미국·이스라엘 대 이란 전쟁을 주제로 대국민 연설을 했다. 전날 이란군이 인도양의 옛 영국령 차고스 제도(諸島) 디에고가르시아에 있는 영국 공군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이다. 한 발은 비행에 실패했고 다른 한 발은 미국 해군 함정에 의해 요격돼 영국의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디에고가르시아 공군 기지는 지난 2월28일 미군이 이란을 겨냥한 첫 공습에 나서기 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에게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 달라”고 요청한 곳이다. 스타머 총리는 이를 거절했다가 나중에 입장을 바꿔 미군의 이용을 허락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너무 늦었다”며 “영국이 어리석은 실수를 저질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란이 디에고가르시아 공군 기지를 타격 목표로 삼은 것은 영국이 미국에 기지를 제공한 데 따른 보복 조치로 풀이된다. 쿠퍼 장관은 이를 의식한 듯 “영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적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방어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통해) 국제 해운을 위협하고 걸프 지역의 파트너 국가들 안보도 해치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며 “분쟁의 신속한 종식을 원한다”고 덧붙였다.

세계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미국의 이란 공격 이후 두 나라 사이는 ‘특수 관계’라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멀어지고 있다. 게티이미지


BBC에 의하면 이란에서 차고스 제도는 2360마일(약 3780㎞)이나 떨어져 있다. 비록 불발에 그치긴 했으나 이란이 사거리가 최소 4000㎞에 이르는 IRBM을 다량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는 영국 안보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영국은 여전히 미국이 주도하는 대이란 군사 행동에 동참하는 것에는 선을 긋고 있다. 쿠퍼 장관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의 무모한 위협에 대한 방어 작전 지원은 당연하다”면서도 “이란을 겨냥한 공격적 행동에는 이제껏 관여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영국의 국익을 위해 가능한 한 신속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며 “다만 걸프 지역의 안정이 최우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큰 갈등에는 휘말리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김태훈 논설위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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