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 세븐일레븐 매장에 16개입 2900원의 '초저가 생리대'가 비치돼 있다. 사진=김현지 기자 |
[파이낸셜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생리대 가격이 해외보다 높다는 점을 들며 물가 점검을 주문한 뒤 유통업계 전반에서 ‘초저가 생리대’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이커머스·편의점·대형마트 등에서 잇달아 개당 100원 안팎 가격대를 내세우고 있지만, 한정 물량이나 특정 품목 중심이어서 실제 체감 물가를 얼마나 낮췄는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일회용 생리대는 국외 제품 대비 40% 가량 비싼 것으로 나타난다. 여성환경연대의 ‘일회용 생리대 가격 및 광고 모니터링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생리대 1개당 평균 가격은 국내 제품이 국외보다 39.55%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상황 속,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우리나라 생리대가 그렇게 비싸다고 한다”며 조사를 요청했다. 이후 올해 1월 국무회의에서는 직접 기본적 품질을 갖춘 저가 생리대의 출시를 주문하기도 했다.
이후 유통업계의 가격 인하 경쟁이 빗발쳤다. 쿠팡은 기존에도 저가 전략을 앞세우던 자체브랜드(PB) ‘루나미’ 가격을 낮췄다. 기존 개당 130원이었던 중형 사이즈 가격을 약 24% 낮춘 99원에, 148원이었던 대형은 30% 인하한 105원으로 조정했다. 쿠팡 측은 구체적 판매량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지속적으로 품절과 재입고가 반복되고 있어 수요가 많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도 지난달 대형마트 단독으로 출시한 '개당 99원' 생리대가 열흘 만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이에 홈플러스는 해당 상품 추가 입고와 함께 이날부터 개당 98.3원 ‘잇츠미 퓨어 생리대’도 내놓는다.
편의점에서는 세븐일레븐이 단독 상품을 통해 초저가 전략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 14일 출시한 ‘순수한면스페셜중형(16입)’은 2900원으로 개당 181원이다. 19일 오후 방문한 서울 강남구 한 세븐일레븐 매장에서는 해당 상품이 ‘스페셜 에디션’으로 별도 진열돼 있었고, 같은 16입 ‘순수한면 유기농’ 제품은 8900원으로 가격 차이가 3배를 넘었다. 실제 세븐일레븐의 전체 생리대 매출은 해당 상품 출시 이후인 지난 14~16일 기준 전월 동기 대비 29% 증가했고, 초저가 중형 제품은 발매 사흘 만에 중형 생리대 판매량 2위에 올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초저가 생리대가 중고거래 사이트, 커뮤니티 등에서 입소문을 타며 판매가 올라가고 있고 학교 상권 등에서 많은 발주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여타 유통채널도 기존 상품의 할인행사 등을 통해 체감물가 낮추기에 동참한다는 입장이다. GS25는 이달 생리대 97종에 대해 1+1, 2+1 행사를 진행 중이다. 이마트도 지난 2월 50여종 프리미엄 생리대를 5000원 균일가에 선보였고 행사 기간 전체 생리대 매출은 전년대비 148.8% 증가했다. 양사 모두 당분간 할인행사 및 균일가 판매를 이어가며 가격안정에 일조한다는 방침이다.
소비자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나, 일회성 화제에 그치지 않고 생리대 시장의 평균 구매 단가 자체를 낮추는 방향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모씨(46)는 “우리나라 생리대가 너무 비싸니까 정부 차원에서 가격 안정이나 공공생리대 정책을 추진하는 건 긍정적인 움직임이라고 본다”며 “지금은 일부라고 해도 이런 흐름이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모씨(27)는 “가격은 내려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나라 생리대 유해성 논란도 있었던 만큼 품질 검증은 제대로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localplace@fnnews.com 김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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