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도착해 에어포스원에서 내리며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對)이란 군사작전의 ‘점진적 축소’를 언급하며 이번 전쟁에 대한 ‘출구 전략’ 가능성을 언급했다. 다만 동시에 군사적 압박 기조를 유지하고 한국과 일본, 중국 등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에너지 자원 주요 이용국들의 역할 확대를 요구하면서, 이번 발언이 단순한 종전 신호라기보다 전쟁의 ‘전환 국면’을 알리는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각)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의 미사일 능력 무력화, 방위산업 기반 파괴, 해·공군력 제거, 핵 능력 차단, 중동 지역 동맹국 보호 등 ‘5대 목표’ 달성에 “매우 근접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지난달 28일 시작된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과 군사작전이 일정한 성과를 거뒀다는 판단을 전제로, 군사행동의 강도를 조절할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점진적 축소(winding down)’라는 표현은 전면전 확대 대신 향후 제한적 개입으로 전쟁 수행 방식을 전환하거나, 공습 중심의 작전을 유지하면서 지상전 개시 가능성을 낮추는 선택지를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중동 지역에 미군 지상군 투입 등 지상전 가능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번 발언은 확전과 출구 모색 사이에서 전략적 여지를 확보하려는 신호로 읽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앞서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상대방을 초토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휴전하지 않는다”며 휴전 의사가 없음을 밝힌 바 있다.
그래픽=양인성 |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글에서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경비(guard)와 감시(police)를 이곳을 이용하는 국가들(nations who use it)이 맡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미국은 요청이 있을 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요청이 있을 경우 우리는 이들 국가의 호르무즈 해협 관련 노력에 도움을 줄 것이지만, 이란의 위협이 제거된다면 그러한 도움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요한 점은, 이들 국가에게 이는 쉬운 군사 작전(easy military operation)이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 등에 이란이 사실상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호위 작전에 미국을 도울 군함을 파견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들 국가가 명확한 지원 의사를 밝히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지 않는다” “도움은 필요 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면서도 지속적으로 관련국들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번 발언 역시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일종의 ‘역할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인식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중동 안보 부담을 동맹국과 호르무즈 해협 이용국에 분산시키려는 ‘부담 분담(burden sharing)’ 구상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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