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서울경제TV=김효진기자] 거래 시간 확대 추진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는 한국거래소가 새로운 과제를 추진한다.
바로 결제일 단축이다. 현재 국내 주식시장은 매매 체결 후 결제까지 2영업일(T+2)이 소요된다. 쉽게 말해 주식을 판 후 2영업일 뒤에 현금화가 가능한 것이다.
이는 증권사 간 결제금액 청산과 결제 불이행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안전장치다. 거래소는 1970년대 초반부터 약 50여년간 T+2 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18일 청와대에서 열린 ‘자본시장 안정과 정상화를 위한 간담회’ 이후 T+2 체제가 변화를 맞을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날 간담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주식을 오늘 팔았는데, 돈은 왜 모레 주냐”는 얘기가 있다며 “필요하면 조정을 하는 의제 중 하나로 검토해보라”고 발언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국제적 동향을 잘 파악해 절대 늦지 않고, 오히려 선제적으로 청산·결제가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매매 체결 후 다음 영업일에 돈이 들어오는 T+1 체제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의 결제일 단축 관련 발언은 미수거래 리스크와 관련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미수거래는 투자자가 증권계좌에 보유한 현금보다 큰 규모의 주식을 매수할 때, 증권사가 부족한 금액을 대신 결제해주는 거래 방식을 말한다.
일종의 외상거래로, 주식 매수일로부터 2영업일 뒤까지 미수금을 입금해야 한다. 상환하지 못하면 강제 매도가 발생한다.
결제일을 하루 단축하면, 거래 체결과 실제 결제 사이의 시차가 하루 줄어들게 되고, 그 사이 변동성과 리스크가 최소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이란 전쟁 여파로 국내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미수거래 반대매매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 직후인 6일 824억원에 달하는 반대매매가 발생했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고 미수거래를 했는데, 주가가 하락하면서 미수금을 갚을 금액이 없어 강제 청산을 당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결제 주기 단축 추진 배경에 대해 “T+1추진은 주가 변동성과 거래량 증가에 대응해 결제 리스크를 감소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T+2체제의 필요성에 의문을 가진 투자자가 많아 예탁결제원과 지난해 10월부터 결제주기 단축 관련 워킹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정은보 이사장은 간담회에서 “블록체인 기반 거래가 도입되면 청산·결제 과정이 사라지고 즉시 지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장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현실화까지 최소 3년은 걸릴 거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결제 주기 단축을 위해선 전면 개편이 필요하기 때문. 거래소, 예탁결제원 시스템, 증권사와 해외 기관 투자자의 자금 집행 방식까지 바꿔야 한다.
실제로 2024년 5월 결제 주기를 T+2에서 T+1으로 단축한 미국은 2년 이상 준비 과정을 거쳤고, 올해 10월부터 T+1 체제 전환을 추진 중인 유럽은 2023년부터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외국인 투자자의 거래 편의성 감소로 인한 자금 유입 둔화 가능성도 문제점으로 꼽았다. T+1 체제 전환 시 해외 투자자는 한국 증시 마감 직후 자금을 확정하고 환전까지 마쳐야 하는데, 시차 때문에 미국과 유럽 기준 야간과 새벽 시간 업무가 늘어난단 것이다.
“정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제 제도 변경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란 목소리가 업계의 중론인 만큼, 업계 실제 상황을 고려해 속도전보단 연착륙이 필요하단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hyojeans@sedaily.com
김효진 기자 hyojean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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