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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엔 엄격, 범죄엔 관대?…민주당 공천지침 ‘이중잣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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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강진군수 민주당경선에서 형평성 시비
경향신문

김보미 강진군 의원(가운데)이 지난 2월 1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경선 지침에 항의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보미 제공


[주간경향]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배포한 공천 심사 지침을 두고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당론 위반 등으로 징계를 받은 사람에게는 감산(감점)을 적용하면서 부정부패 전력자에 대해서는 예외를 둘 수 있도록 한 조항이 핵심이다. 여기에 ‘기여 인정’ 항목까지 신설됐는데, 이는 부정부패 전력자여도 과거 당 공천을 거쳐 당선된 경우 감산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라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일각에서는 징계 이력자에는 일률적 불이익을 주면서 범죄 전력자에게는 별도 검토 여지를 둔 ‘이중잣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논란의 진원지는 전남 강진이다. 강진군수 선거에 출마할 후보자를 결정하는 더불어민주당 경선은 김보미 강진군 의원과 차영수 전남 도의원 간 대결 구도로 압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강진원 강진군수는 불법 당원 모집 의혹으로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아 당내 경선 참여가 제한된 상태다.

김보미 의원 “형평성 잃었다” 감사 청구

김보미 의원은 지난 2월 민주당 중앙통합검증센터에 ‘제9회 지방선거 공천심사 관련 운영 등 지침’에 대한 감사 청구를 제기했다. 김 의원은 해당 지침의 감산 기준과 적용 방식이 형평성을 잃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침은 ‘당론 위반’ 등으로 징계를 받은 경우 “공천 심사 및 경선 감산 대상에 포함되므로 감산 적용례(10~15%)에 따라 반드시 적용 필요”라고 명시하고 있다. 예외를 두지 않은 구조다. 반면 부정부패 감산 대상자의 경우 “개인의 행위로 인한 범죄가 아닌 법인의 소속으로 발생한 범죄에 대해서는 판결문 등 자료를 면밀 검토해 감산 적용 필요”로 규정했다. 범죄 유형을 기준으로 예외 적용 여지를 두고 비위의 정도와 시기에 따라 감산 폭도 세분화했다.

이 기준이 실제 경선에 적용될 경우 징계 이력자는 일률적으로 감산을 받는 반면, 범죄 전력자는 사안에 따라 감산을 피할 수 있다는 문제 제기다. 김 의원은 2020년 6월 강진군의회 의장단 선거에서 당내 경선을 통해 선출된 의장을 실제 투표에서 뽑지 않은 사유로 제명된 바 있다. 김 의원은 해당 지침에 따라 자신은 15% 감산 대상이 되는 반면 상대 후보의 전과는 법인 소속 발생 범죄였기 때문에 감산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차영수 의원은 과거 건설회사 간부로 재직하면서 사기 혐의로 징역 2년 6월, 집행유예 3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징계 항목 신설과 시효 확대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2022년 제8회 지방선거에는 없던 ‘당론 위반’ 경력자 징계 항목이 새로 만들어지면서 기존 제명 5년·당원 자격정지 3년이던 시효가 선거일 기준 10년 이내로 일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변경이 당무위원회 의결 내용과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무위 의결이 당초 징계 감산 시효가 제명 5년, 당원 자격정지 3년으로 돼 있었지만 이후 지침에서는 의결에 없던 항목이 신설되고 시효도 10년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번 지침이 특정 후보에게 불리하게 작동하도록 설계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기존 지침상으론 시효가 지난 징계 이력이 새로운 실행 지침에서 감산 대상에 포함되면서 적용 범위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청년 정치인들에게 불이익

이에 대해 민주당은 이러한 기준이 특정 후보의 유불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사례 전반을 고려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관계자는 “개인 범죄가 아닌 경우에는 일정 정도 여유를 뒀다. 사실 대상자가 많다. 모 국회의원도 시장 재직 시절 횡령 혐의로 범죄가 있었지만, 개인의 범죄가 아니라 시장으로 재임 시절의 범죄다. 지금도 국회의원을 하고 있지 않나. 이런 대상자가 어마어마하게 많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의 문제 제기에 대해 “새로운 당헌·당규에 따라 가·감산 기준이 신설됐다”라며 “당헌에 따르면 공관위가 경선 가감례를 구체적으로 안내하게 돼 있다. 지방선거기획단이 만든 걸 보고 시도당이 문의해오니까 이를 적용례로 풀어서 공관위가 안내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 의원이 말하는 당론 위반만 새로 감산에 들어간 게 아니라 상습 탈당, 공천 불복 감산 등도 강화했다”라며 “또 기간 적용은 10년으로 늘어났지만 과거에는 25% 감산이었는데, 이번에는 15%로 낮췄으니 강화라고만 볼 수 없다”라고 했다.

김 의원은 ‘기여 인정’ 항목도 문제로 지적했다. 감산 적용례에는 부정부패 감산 대상자라도 “각급 공직선거에서 우리 당 공천심사를 거쳐 당선된 자”에 대해서는 감산을 적용하지 않도록 돼 있다. 김 의원은 “이 지침이 적용되면 모든 현직 출마자는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감산을 받지 않을 수 있는 면죄부를 받게 된다”며 “혁신 공천은 허상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기준에 대해 당은 선거를 통한 검증을 고려한 조치라는 입장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당에서 공천해 당선된 사람들에게는 부적격 기준을 완화해 달라는 게 최고위원회 지적사항이다. 국민으로부터 (선거로) 심판을 받았는데 이런 사람들에게까지 과하게 할 필요가 있냐는 게 당의 논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리가 유권자의 일반적 법 감정과는 괴리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왕희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윤석열 전 대통령 1심에서 초범이고 공직자로서 열심히 했다는 점을 들어 참작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고 하지 않았나. 극단적으로 보면 이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는 이유만으로 이를 기여로 간주하고, 부정부패 전력에도 예외를 두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기여란 당이 어려울 때 기여한 경우를 의미하는데, 예컨대 호남지역에서 공천을 받는 것은 오히려 혜택에 가깝다. 이를 당 기여로 인정해 감산을 면제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의 이번 경선 지침이 청년 등 일부 집단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희원 더넥스트제너레이션Z 대표는 “새로 도입된 ‘당론 위반’ 감산은 수도권처럼 여야가 경쟁하는 의회에서 타당 의원과 손잡고 의장 자리를 나눠 갖는 사례를 막기 위한 취지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민주당이 우세한 전남에서는 이 조항의 취지가 실제로 적용될 대상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청년 정치인들이 소신에 따라 의정활동을 했더라도 이러한 지침이 향후 불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며 “인지도가 높거나 네트워크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가 적용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대로 탈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송이 기자 p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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