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주도해온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들마저 정기 공개채용을 잇따라 중단하는 등 고용시장에도 한파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주택 시공 등 전통 직군의 채용은 크게 위축된 반면,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한 안전 직군과 신재생에너지 분야로 인력 수요가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 건설기성 9조8천억…2021년 2월 이후 5년만 10조원 하회
[AI 그래픽=송현도 기자] |
21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CERIK)이 발표한 '월간 건설시장동향(2026년 3월호)'에 따르면 지난 1월 건설업 취업자 수는 190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 줄어들며 고용 감소 폭이 다소 축소되긴 했으나 여전히 뚜렷한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고용 축소는 공사 가동률 감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월 건설기성은 9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8.3% 감소했다. 이는 2021년 2월 이후 약 5년 만에 처음으로 10조원을 하회한 수치다. 건설기성은 건설 현장의 실제 작업량을 보여주는 수치로, 계속된 건설 한파가 실제 작업 현장 가동률 감소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표상으로 지난 1월 전체 건설수주가 14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39.9% 반등하긴 했으나, 철도 등 대형 공공 토목수주가 126.7% 폭증하며 4조1000억원을 기록한 덕분일 뿐, 정작 고용 유발 효과가 큰 민간 비주택수주는 1조6000억원으로 56.9%나 급감했다. 건축기성 역시 주거용과 비주거용이 모두 줄어들며 7조3000억원(-10.7%)을 기록하는 등 민간 건축 시장의 극심한 위축이 전체 고용 시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 고용 한파 대기업에도 영향…지난해 대비 4천명 감소
이 같은 고용 한파는 대형사 취업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추세다. 지난 2월 국민연금 가입 사업장 내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국민연금 가입자 수는 총 4만4813명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월 기준 4만8824명과 비교하면 약 4000여명 이상 줄어든 수치로 건설업계의 전반적인 고용 한파가 대형사에도 영향을 주는 것이다.
기업별 주요 사업장 가입 규모를 살펴보면 ▲현대건설 7492명 ▲현대엔지니어링 6655명 ▲삼성물산 건설부문 6452명 ▲대우건설 4836명 ▲GS건설 4776명 ▲DL이앤씨 4252명 ▲롯데건설 3773명 ▲SK에코플랜트 3485명 ▲IPARK현대산업개발(구 HDC현대산업개발) 1681명 ▲한화 건설부문 1411명 등이다. 대다수 기업이 신규 채용의 문을 닫고 자연 감소 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몸집을 줄이고 있는 형국이다.
◆ 신입 공채도 핀셋 채용…안전·신재생에너지 주목
올해 대형 건설사 중 상반기 신입 공채를 예고한 곳 역시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GS건설 등 3곳에 불과하다. 건설공사비지수가 133.28로 전년 동월 대비 1.7% 오르며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하고 있는 상황에 따라 보수적인 인력 채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착공 물량이 급감하면서 단순 시공과 현장 관리 중심의 건축 및 주택 직군 편성 인원(T.O.)은 대폭 축소된 데 반해, 직무 전문성을 요구하는 '핀셋형 수시 채용'이 대체하는 추세다. 3D 설계 모델링(BIM)을 활용해 사전 시공 단계에서 원가 누수를 막는 스마트 공무 인력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안전 관련 직군은 불경기에도 꾸준히 각광받는 추세다. 아울러 탄소중립 기조에 발맞춰 신재생 에너지 분야는 지난 1월 토목과 건축 기성이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플랜트 기성은 1조2000억원으로 3.7% 증가하며 이례적인 회복세를 보이기도 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일시적인 경기 순환적 침체가 아닌,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규제 강화가 맞물려 빚어낸 건설업 고용 구조의 고착화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dos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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