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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시장 커질수록 ‘레버리지 중독’…국장·미장 안 가리는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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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내외 증시 변동성이 극심해진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이 한·미 양국 증시에서 레버리지 상품에 전방위적인 베팅을 이어가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의 급성장 이면에 레버리지 ETF 등 고위험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어, 투자 주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3월 2일~18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미국 증시에서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3배 ETF(SOXL)’를 10억1414만달러(약 1조5206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이달 미국 주식 순매수 종목 중 최대 규모다.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사우스 코리아 불 3X(KORU)’도 1억2462만달러(약 1868억5120만원)어치 사들였다. 해당 상품은 해외 주식 순매수 상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비즈

그래픽=정서희



SOXL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대표적인 고위험 레버리지 ETF다. KORU 역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대형주 중심의 ‘MSCI 코리아 25/50’ 지수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증시에서도 레버리지 상품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동 전쟁으로 인해 확대된 변동성을 활용해 수익률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파악된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레버리지 쏠림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3일~18일) 들어 개인 투자자는 코스피 200 지수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를 3221억8084만원 순매수했다. 코스닥150 지수의 일별수익률을 2배씩 추적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에도 개인 순매수액 2595억2619만원이 몰렸다.

고수익을 노린 신규 투자자들의 레버리지 시장 유입도 폭발적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상품(ETP) 투자를 위해 의무 이수해야 하는 사전교육 수료자 수는 올해 1~2월에만 29만989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전체 이수자(20만5403명)를 단 두 달 만에 46%나 초과한 수치다.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전년 대비 8.8배에 달하는 가파른 증가세다.

조선비즈

일러스트 = 챗GPT 달리



이 같은 흐름은 ETF 시장 성장과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달 들어 전날(20일)까지 ETF 일평균 거래대금은 21조8623억원으로 코스피 거래대금(32조5890억원)의 약 70% 수준까지 커졌다. 지난 4일에는 하루에 44조3606억원이 거래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ETF 시장 순자산총액은 지난 19일 기준 381조3296억원으로 400조 시대를 앞두고 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다수의 개인 투자자가 소외되는 것에 대한 공포(FOMO·포모)를 느끼는 상황에서, ETF 시장의 팽창은 레버리지 상품의 영향력을 더욱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며 “기존 손실을 더 큰 수익으로 만회하려는 ‘보상 심리’ 기반의 레버리지 투자가 오히려 자산 손실을 가속화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고위험 상품이 가진 특성상 수익을 보는 사람은 적을 수밖에 없다. 한국금융소비자보호재단이 지난 1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레버리지·인버스 등 고위험 ETF로 수익을 본 투자자 비율은 조사 대상 성인 2500명 중 58.8%였다. 일반 ETF 수익 투자자 비율(79.9%)보다 20%포인트 이상 낮았다.

ETF 시장이 계속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운용사의 적극적인 코스닥 관련 액티브 ETF 출시, 개별 종목 레버리지 투자로 볼 때 ETF 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ETF 보유 종목 중 시가총액이 작은 종목 중심의 주가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우석 기자(rainston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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