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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가 총책?…성형수술이 무좀치료로 둔갑됐다 [거짓을 청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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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A씨, 브로커 등과 작당해 보험사기
피부시술 해놓고 도수치료로 서류 발급
환자 수백명과 공모, 보험금으로 수십억 편취


파이낸셜뉴스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A씨는 의사 면허를 따고 호기롭게 의원을 차리고자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성실하게 돈 벌 궁리만 했다. 하지만 어디서 들었는지 의원 개설을 알아보던 중 브로커 B씨가 접근해왔다.

그는 ‘도수치료와 피부미용시술을 묶어 팔고 실비로 보전 받는 패키지로 환자를 대거 유치해주겠다’는 제안을 해왔다. 그렇게 손에 쥘 수 있는 숫자를 듣자 이성은 작동하지 않았다. 수수료만 떼 달라고 했다.

범죄조직 구축..수십억 편취

그때부터 A씨와 B씨의 동업이 개시됐다. A씨는 총책 역할을 하고, B씨는 총괄이사라는 직함을 달았다. 그 아래 환자소개·상담팀, 보험실사 대비팀 등을 설치하는 등 체계적인 조직을 꾸렸다. 작정하고 보험사기를 쳐보자는 것이었다.

이들은 △환자가 보험금 청구가 안 되는 피부미용, 성형, 모발이식 등을 받았음에도 마치 실비 처리가 가능한 도수치료, 무좀치료, 모발관리, 주관절(PRP) 치료를 받은 것처럼 꾸미고 △환자가 피부미용시술이 포함된 패키지를 결제한 후 도수치료는 일부만 받았음에도 마치 전부 받은 것처럼 횟수를 부풀리는 방식 등을 썼다.

이 같은 수법으로 진료기록부, 입·퇴원 확인서, 진료비영수증, 세부산정내역서 등의 서류를 조작해줬다. 고객은 이를 보험사에 제출해 보험금을 타냈다. 자연히 손님들은 몰릴 수밖에 없었고, 와서도 고액 패키지를 구매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실적도 좋았다. A씨는 3년 동안 환자 572명과 공모해 22억원 넘는 보험금을 편취했다. B씨 역시 약 170명과 짜고 5억7000만원가량을 교부받았다. 이에 따른 소개비도 A씨로부터 받아 챙겼다. 상담실장이자 브로커 역할을 맡았던 C씨 역시 400명 가까운 환자들을 모집해 14억원대 보험금을 가로챘다. 조직은 점차 커졌고 브로커들도 여러 명 두게 됐다.

“결제 취소해주지 말 것”

이들 일당은 범행이 노출될 것을 대비해 텔레그램 대화방을 개설해 환자 실손 처리 관련 내용을 공유했다. 경찰 등에서 의료기관을 단속한 상황을 전파하는 통로로도 썼다.

A씨는 범행 수칙도 세웠다. △피부미용 시술 단품이 아닌 패키지로 결제하게 할 것 △보험사에서 환자들에게 피료 여부를 물으면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하라고 할 것 △ 환자 이의제기가 접수돼도 결제를 취소해주지 말고 실손보험으로 지급받도록 안내할 것 △손해사정사들이 의원에 상주하고 있으므로 실비 청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안심시킬 것 등이었다.

이들은 결국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의료법 위반에 범죄집단가입 및 범죄집단활동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재판부는 “A씨는 약 3년 동안 보험사들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22억원에 이르고 피해회복이 얼마나 됐는지도 알 수 없다”며 “허위 보험금 청구가 거절될 때를 대비해 손해사정사들까지 병원에 상주하게 했고 유령업체를 만들어 브로커들에게 수수료를 지급하고 같은 건물에 있는 약사에게까지 허위 처방전을 발행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B씨에 대해선 “범죄집단 조직·운영에 주도적 활동을 했다”고, C씨에 대해서도 “범죄집단에서 활동을 했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징역 5년형을 받았고 B씨와 C씨에게 각각 징역 3년, 2년형이 내려졌다. 이와 별도로 B씨는 2억7000만원, 2억1000만원이 추징됐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금욕에 눈멀어 생명을 해치고 '거짓을 청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주 토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기사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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