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19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대형 컨테이너선 등이 항행하고 있다. |
유럽 5개국, 일본, 캐나다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주변국 공습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한 가운데 한국은 빠졌다. 미국과 경제·안보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민감한 시기에 놓여 있는 한국이 군사적 지원도 아니고 외교적 차원의 지지를 밝힌 수준의 공동성명에 참여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일본, 캐나다 등 7개국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이란군에 의한 호르무즈 해협의 사실상 폐쇄를 가장 강력한 표현으로 규탄한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을 확보하기 위한 적절한 노력에 기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군함 파견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주요 동맹국들을 향해 실망과 분노를 표현한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성의 표시로 해석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한국과 영국·프랑스·일본·중국을 명시해 군함 파견을 바란다고 썼다. 이후 요청 대상을 호주 등을 포함한 7개국으로 확대하며 '다국적 해군 연합체' 구성을 언급했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 캐나다, 호주 등 핵심 우방들이 호르무즈 해협 파병 요구를 공개 거부했고, 영국 역시 즉각적인 개입에는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런 군사적 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우리는 더 이상 나토 회원국의 지원이 필요하지 않고 바라지도 않는다”며 “일본, 호주나 한국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후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18일 중동전쟁으로 항로가 가로막힌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할 방법을 동맹국들이 논의 중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호르무즈 해협 함정 파견을 요구받은 동맹국 정상 중 처음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대면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도 "이란의 핵무기 개발은 결코 용납돼선 안 된다"며 "일본은 이란이 인접 지역을 공격하고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외교적으로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를 취했다.
이런 와중에 7개국이 참여한 공동성명이 발표됐는데, 한국은 검토한다는 입장을 유지했다. 이번 성명은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이 주도하면서 일본, 캐나다가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과 캐나다는 G7 일원이고, 현재 나토 사무총장은 네덜란드 총리 출신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청에 ‘신중히 검토해 판단한다’고 밝힌 한국은 이번 공동성명 참여도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미국과 가까운 동맹으로 주한미군이 주둔하고 있음에도 우리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에 미국이 서운함을 느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대 파병도 아니고 외교적 지원이라는 점에서 더 아쉽다는 평가다.
다만 우리 정부는 성명에 미국이 들어가지 않았고, 미국이 원하는 건 군 자산 파견인데 성명에는 빠져 있는 점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투데이/김서영 기자 ( 0jung2@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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