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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미흡해도 불기소 외엔 답 없어”…부실수사 막을 견제장치 사라져[공소청법 10월부터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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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 잃어
형사사법 전반 상당한 혼란 불가피
서울경제

10월 공소청법 시행으로 검찰은 공소 제기·유지 기능만 담당하는 공소청으로 전환된다. 공소청 검사는 수사 기능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영장 청구 및 집행 지휘권도 잃게 된다. 법조계에서는 1차 수사기관이 수사권을 남용하거나 부실 수사를 벌일 경우 이를 견제할 장치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공소청 설치 법안에는 공소청 검사의 권한에서 수사 기능뿐 아니라 특별사법경찰관에 대한 지휘·감독권, 영장 청구·집행 지휘권도 모두 제외됐다.

헌법과 형사소송법상 검사의 권한으로 규정된 영장 청구 및 집행 지휘권이 박탈되면서 검사는 앞으로 경찰의 영장 신청 과정에 개입할 수 없게 됐다. 그동안 검사는 경찰이 신청한 영장에 대해 보완 의견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수사를 통제해왔지만 앞으로는 경찰이 송부한 기록만을 토대로 법원에 영장을 청구할지를 판단해야 한다. 기존 공소청 법안에 담겼던 검사의 수사중지권과 직무배제요구권도 최종안에서 빠지면서 검사의 사법 통제 기능은 한층 더 약화됐다.

검사 권한 축소 범위가 확정되면서 형사 사법 시스템 전반에 상당한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구자현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검사)은 전날 검찰 구성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대검찰청은 그간 헌법상 검찰총장 및 검사의 지위와 역할을 확립하고, 국민이 효용감을 느낄 수 있으며 검찰 구성원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직제 설계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다”며 “이번 공소청법 제정안에 이러한 노력이 상당 부분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검찰총장 직무대행으로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우선 경찰의 부당 수사에 대해 수사 중지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과 중대범죄수사청 수사관이 수사를 개시할 때 검사에게 통보하도록 한 의무 조항이 삭제되면서 잘못된 수사나 사건 암장을 막기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의 법리 판단이 수사 단계에 반영될 통로가 막히면서 수사와 공소 유지 모두에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수사 난도가 높은 금융 범죄나 기술 유출 범죄의 경우 경찰 수사가 미흡하면 기소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고, 기소에 이르더라도 실질적인 처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것이다. 피해자 진술 의존도가 높은 성범죄나 장애인 대상 범죄 역시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 부장검사는 “특히 금융 범죄나 기술 유출 범죄는 수사 인력에 높은 수준의 전문성이 요구되는데 이는 단기간에 갖출 수 있는 역량이 아니다”라며 “미흡한 수사 결과를 받아 든 검사들은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불기소 처분을 내릴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검사의 수사 지휘 권한이 사실상 전면 박탈되면서 남아 있는 유일한 견제 장치인 보완수사권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고 보고 있다. 공소청 검사에게 예외적 보완수사권을 허용할지는 6월 지방선거 이후 이어질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에서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노우리 기자 we1228@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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